트럼프, 국경장벽 회의장서 돌연 퇴장…피치 “셧다운 계속되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입력 2019-01-10 10:02 수정 2019-01-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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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민주당과의 회담, 완전한 시간낭비였다”…셧다운 조기 해소 요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안 서명식 도중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멕시코 국경장벽 관련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으나 30여분 만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후 그는 트위터에 민주당과의 회의는 완전한 시간낭비였다고 비난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안 서명식 도중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멕시코 국경장벽 관련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으나 30여분 만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후 그는 트위터에 민주당과의 회의는 완전한 시간낭비였다고 비난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추진을 둘러싼 정부와 의회 지도부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조기 해소가 요원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국경장벽을 놓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담했으나 30여분 만에 갑자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회의장을 퇴장하고 나서 트위터에 “척과 낸시와의 회의는 완전한 시간낭비였다”며 “내가 신속하게 정부 문을 열면 30일 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물어봤다. 장벽이나 철제 방벽을 포함한 국경보안에 동의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하자 펠로시는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작별인사를 했다.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슈머 대표는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는 테이블을 쾅 치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며 “그의 행동은 대통령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는 셧다운 영향을 받는 80만 연방정부 근로자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그는 근로자들이 돈이 없으면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트럼프와 달리 근로자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비꼬았다.

반면 공화당 측은 트럼프가 회의장에서 인내심을 유지했다며 슈머의 주장에 반박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목소리를 높이거나 손뼉을 치는 것조차 본 적이 없다”며 “민주당 지도자들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목소리를 높인 것은 트럼프가 아니라 슈머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전날 2017년 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대국민 TV연설에서 57억 달러(약 6조3757억 원) 규모 국경장벽 건설 예산 배정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국경장벽 확보를 위해 국가비상사태 선포 집행 권한이 있음을 재차 강조한지 수 시간 만에 회의에 참석했다.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가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셧다운은 이날로 19일째로 접어들었으며 주말까지 이어지면 빌 클린턴 전 정부 시절의 21을 넘어 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셧다운이 계속되면 미국이 최고 신용등급인 ‘트리플A(AAA)’에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임스 맥코맥 피치 국가신용등급 부문 글로벌 대표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3월 1일까지 이어지면 연방정부 부채한도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정책 틀과 예산을 통과시킬 수 없는 무능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트리플A와 부합하는지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다른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2011년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을 이유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한단계 강등했다. 당시 뉴욕증시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바탕 혼란에 빠졌다.

S&P는 지난해 6월 미국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확인했다. S&P는 이날 CNBC의 문의에 셧다운이 아직 견해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날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셧다운이 미국 신용등급에 실질적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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