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서광현 디스플레이협회 부회장 “中에 밀린 LCD…OLED가 답이다”

입력 2019-01-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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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급과잉 우려되지만 스마트폰·TV 등 OLED 확대…위기극복 해법은 ‘기술 혁신’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두꺼비빌딩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이란 기자 photoeran@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두꺼비빌딩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이란 기자 photoeran@
“중국의 성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2017년 2월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일어난 가장 큰 환경 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우리나라는 한때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었다. 1990년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두였던 일본이 200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유증으로 투자를 줄이는 동안, 우리나라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적극 투자했다. 그 결과 우리 디스플레이 업계는 세계 최초로 5세대 LCD 양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시나브로 LCD 분야 선두 자리에 올랐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33%)이 우리나라(2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서 부회장은 중국의 급성장 주요 배경으로 정부 지원을 꼽았다. 중국 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패널 공장을 설립할 때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비 투자비, 개발자금, 토지 등을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한다.

중국 업체는 신규 시설 투자 때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 걱정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과거 BOE는 중국 허페이시에 10세대 LCD 공장 건설 투자비용으로 7조8000억 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해당 시에서 3조5000억 원, 은행 및 투자펀드에서 3조8000억 원을 투자하면서 BOE가 사용한 금액은 5000억 원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 부회장은 “중국 정부는 대형 LCD 시장에서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2012년에 32인치 이상 LCD 패널의 수입관세율을 3%에서 5%로 인상했다”며 “2014년에는 LCD 핵심 부품소개인 유리기판(4%→6%), 편광판(6%→8%) 수입 관세율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정부 후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올해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BOE는 1분기에 10.5세대 LCD, HKC는 2분기에 8.6세대 LCD 신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서 부회장은 10.5세대 공장 가동 움직임이 올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했다.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하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 상·하반기 LCD 공급과잉률이 각각 10.6%, 12.7%였다면 올해 상반기는 18.4%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패널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 전망을 무조건 ‘흐림’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서 부회장은 강조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거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는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OLED 채용이 증가하고,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이 3분기 양산을 앞두는 등 OLED 시장에서 성장 요인은 있다”고 내다봤다.

LCD 분야에서 중국을 쉽게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OLED에 집중하고 있다. LCD와 달리 OLED는 유기물인 OLED 입자를 패널에 붙이고 안정시키는 데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OLED를 지목했다.

서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2017년 전체 매출 가운데 OLED 비중은 각각 68%, 7%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 삼성디스플레이(73%), LG디스플레이(14%)의 OLED 매출 비중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세계 OLED 시장의 97.1%를 한국이 점유하고 있다.

물론 중국도 현재 OLED 분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워회는 디스플레이 업체 CSOT를 산하에 두고 있는 TCL과 함께 ‘광둥성 프린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혁신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혁신센터는 현재 OLED 관련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BOE와 비지녹스는 올해 1분기에 6세대 OLED 신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서 부회장은 “한중의 OLED 기술격차 수준을 많게는 5년으로 본다. 하지만 일부는 1년으로 분석한다”며 “2019년 중국 업체들이 4개 OLED 신규 공장을 가동하면, 한국은 중국과 OLED 경쟁 단계에 진입한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술 인력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에서 일했던 연구원이 OLED 기술파일을 중국 업체에 건네려다가 적발당한 적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으로 이직을 시도한 전직 직원 2명을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승소하기도 했다.

서 부회장은 “인재 처우 개선 및 관련 산업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은 필요하다”며 “다만 직업 선택의 자유 등 인력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방법은 없다”고 아쉬워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서 부회장은 무엇보다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혁신을 통해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OLED 분야에서는 아직 중국과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중국이 플렉시블에 투자할 때 우리나라는 퀀텀닷, 폴더블, 롤러블 등 한 단계 높은 시장으로 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 외에도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는 게 서 부회장의 판단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동안 5281억 원을 투자하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 외에도 OLED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의 구성 및 작업 환경에 대한 보고서 등 영업비밀 사항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보호가 필요하다”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하는 국제 표준 선점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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