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소비 살리자②] 日 나리타공항 입국장 면세점 오픈 1년…“아직 실적보다 고객 편의에 무게”

입력 2019-01-10 18:05 수정 2019-01-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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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해외 소비를 내수로 전환 기회…공항 자회사가 운영, 단계적 성과 도모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일본) 기내 판매 주류보다 구색이 다양하고, 담배 맛도 (한국에 비해) 일본 아이코스 맛이 더 좋다고 느껴져서 자주 구매하는 편입니다.”

지난해 12월 12일 일본 나리타 공항 입국장 면세점에서 만난 케이스케(39) 씨는 비즈니스차 한국과 일본을 자주 오가면서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나리타 공항 3개 터미널, 5개 면세점 중 한곳인 T2 입국장 면세점을 직접 방문해 보니 매장은 항공기 도착 후 이동 경로에서 검역, 입국심사장 직전에 위치해 있었다. 드넓은 수하물 수취 공간 한편에 마련돼 일부러 신경 써서 찾아야 발견할 수 있다. 크기도 면세점으로는 비교적 작은 규모인 100㎡(약 30평)이다. 주류, 담배 품목이 판매되고 결제를 맡는 직원 1명이 배치돼 있다. ‘오모테나시’란 고도의 서비스 문화가 발달한 일본이지만 이곳 직원은 별도의 안내 멘트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같은 항공기로 도착한 승객들은 대부분 수하물을 찾으러 가고 입국장 면세점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몇몇 승객들에게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대다수는 “입국장 면세점이 있었나요?”라고 되물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일본은 2017년 4월 입국장 면세점 허용이 담긴 세제 개편안을 적용해 같은 해 9월 나리타 공항에 처음으로 입국장 면세점 문을 열었다. 이후 일본 정부는 간사이 등 2018년 6월 말 기준 4개 공항에도 허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73개국 138개 공항이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며, 아시아 3대 국제공항으로 불리는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인천공항 중 인천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에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돼 있다. 구매한 무거운 면세품을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데다 내국인의 해외 소비 일부를 내수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입국장 면세점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일본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객 입장에서 가족이나 지인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고 수하물 찾기에도 바쁜 게 현실이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입국장 면세점은 그동안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일본의 경우도 이제 1년이 좀 넘은 상황이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입국장 면세점의 운영 주체는 나리타 국제공항(NAA)의 자회사 NAA 리테일링이다. 일본 면세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입국장 면세점 설치 초창기부터 공항 자회사가 운영해 단계적인 성과를 도모하려는 분위기”라며 “입국장 면세점이 전 세계적으로 매출 면에서 크게 흥행했다고 볼 순 없고 고객 편의를 위해 설치되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업체 선정을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입국장 면세점 운영권을 중소·중견업체로 제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일본 면세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15년 산고 끝에 가까스로 도입하는 입국장 면세점인데, 아직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항 외부 업체에 운영권을 넘기면 출혈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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