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며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상승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셧다운(정부 일시폐쇄) 우려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위안화가 6.75위안대로 내려앉으며 강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이 상승했고 외국인도 코스피를 매수한 것도 원·달러 하락에 힘을 보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달러화 약세 위안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좀처럼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기업이나 정유업체들의 달러매수 수요가 많은 것도 하단을 공고히 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주도 1110원에서 1130원 사이 박스권 흐름을 계속할 것으로 봤다. 다만 다음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와 기업실적 발표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예측했다.
1118.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19.9원과 1115.6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 변동폭은 4.3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5.77원 내린 1030.22원을 기록했다. 전날 상승분(5.17원)과 비슷하게 떨어진 셈이다.
역외환율은 6거래일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7.0/1117.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2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계속 레인지장세다. 1115원이 하단으로 역할을 공고히 하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흐름을 원·달러가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라며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원·달러도 하락에 속도를 낼 법하나 그렇지 못하다. 계절적으로 공기업체나 정유사 등 대형 결제업체들의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수출업체들은 1120원대 후반에서 달러매도를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도 빅뉴스가 나오지 않는다면 변동성이 죽으면서 갇힌 분위기를 연출할 것 같다. 레인지는 좁게는 1115원에서 1125원, 넓게는 1110원에서 1130원이 되겠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영향이 컸다. 주가도 올랐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매수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초엔 브렉시트 관련 투표가 있다. 기업실적 발표도 시작된다.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둬 원·달러 환율 하락엔 우호적일 듯 하다”면서도 “반면 하단에서는 수요가 많다. 최근 외국인이 채권을 팔았는데 그 수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연준의 온건한 스탠스는 이미 많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는 기업실적을 보이면서 기존 레인지인 1110원에서 1130원 사이를 오갈 듯 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42엔(0.39%) 상승한 108.39엔을, 유로·달러는 0.0007달러(0.06%) 하락한 1.1519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343위안(0.50%) 내린 6.7545위안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18일 6.751위안(종가기준) 이후 6개월만에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