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행장 '겸직'...DGB금융, 지배구조 논란

입력 2019-01-13 18:19 수정 2019-01-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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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임하면서 ‘제왕적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금융지주의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판단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안이다. 상황에 따라 김 회장의 경영 활동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DGB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추천후보위원회(자추위)는 11일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임기는 내년 12월 31일까지다.

DG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거듭 논의를 거친 공방 끝에 최종적으로 현재 경영 위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습해 고객 신뢰를 근본적으로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구은행에서 추천한 후보자 2명 등 6~8명의 역량과 은행장으로서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채용비리, 비자금, 펀드 손실보전 관련 등으로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당초 DGB금융 이사회는 8일 대구은행장 후보를 결정하려 했으나 최종 결정을 이날로 미뤘다. 당시 자추위는 최근 3년 이내 은행에서 퇴임하거나 현직 지주·은행 임원 약 20여 명을 대상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하지만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했다. 앞서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박명흠 전 대구은행 부행장과 노성석 전 DGB금융 부사장을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현재 KB·신한·하나·농협·우리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지주사 회장이 행장을 겸하는 곳은 우리금융 한 곳뿐이다.이는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예컨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014년 10월 취임하면서 국민은행장을 겸임했으나, 금융당국이 회장·행장 겸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2017년 허인 국민은행장에게 행장직을 넘겼다.

회장이 행장을 겸직하는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초기라는 명분이 있다. 우리은행 비중이 99%로 높아 행장과 회장직을 분리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DGB금융은 이러한 명분이 약하다. 오히려 그동안 ‘제왕적 지배구조’로 비판을 받아와 행장과 회장 분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은 대구은행장을 겸직하면서 비자금 조성과 채용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받았다. 이 때문에 김 회장도 취임 이후 수차례 “지주와 은행장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겠다”며 행장 겸직을 안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15일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은행 임추위가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은행장은 지난해 3월 박인규 전 행장이 사퇴한 이후 10개월째 공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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