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현실화하나…영국 하원 표결 이후 시나리오는?

입력 2019-01-15 15:21 수정 2019-01-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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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 ‘플랜 B’에 관심 집중…브렉시트 재투표·탈퇴 연기·조기 총선 등 전망 예측불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가 운명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영국 하원 투표 결과와 그 이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4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정권과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표결 이후 벌어질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원은 15일 오후 7시, 한국시간으로는 16일 오전 4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EU와 영국은 협상을 시작한지 약 1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최종 탈퇴협정문을 도출했으며 브렉시트 이후 양측이 어떤 관계를 구축할지 내용을 담은 ‘미래관계 정치선언’에도 합의했다. 이들 합의안은 영국과 EU 의회 비준동의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합의안이 의회 관문을 넘으려면 하원의원 650명 중 하원의장 등 표결권이 없는 인원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인 32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번 투표는 오는 3월 29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최악의 사태인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중요한 절차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이행법률 심의를 거쳐 탈퇴협정 정식 비준동의 절차가 진행된다. 비준동의는 21 회기일 내 반대 결의가 없으면 자동 통과된다.

그러나 노동당 등 야당과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합의안에 거부감을 보여 가결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U 잔류에서 완전한 탈퇴에 이르기까지 합의안을 반대하는 이유도 제각각이어서 표결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찬성파 의원들은 합의안이 영국과 EU의 관계를 너무 가깝게 유지하는 방향이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EU 잔류파나 기타 합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합의안이 모호하다는 인식을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하원 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면 메이 정부는 3개회일 이내에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플랜 B를 정부에 요구한 것은 제2국민투표를 노리는 EU 잔류파 의원들이다. 이들은 과반수를 확보할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다시 국민이 심판하게 한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메이 총리의 최측근조차 그가 염두에 둔 플랜 B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BBC는 메이 총리가 EU와 다시 협상하거나 지금과는 다른 합의안을 도출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딜 브렉시트나 제2국민투표, 브렉시트 연기 등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여전히 메이 총리는 지금의 합의안이 경제를 파괴하지 않고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나타난 ‘민의(民意)’를 반영할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여당인 보수당은 물론 제1야당 노동당도 분열시키고 있다. 노동당 의원 대부분은 EU 잔류와 제2국민투표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EU 회의론자인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EU를 떠나되 관세동맹 안에는 남는 부분적인 브렉시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코빈 대표는 전날 BBC에 출연해 “합의안이 부결되면 조기총선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노동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3월 말 브렉시트 시한이 다가오는 중 정국의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BBC는 브렉시트가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2년 반이 넘는 기간 의원들은 브렉시트 형태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1945년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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