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동안 남씨처럼 습기에 부패하고 불에 타는 등 요인으로 폐기한 손상화폐는 금액기준 4조2613억원, 장수기준 6억2700만장에 달했다. 이는 전년(3조7693억원, 6억200만장) 대비 4.1% 증가한 것이다. 폐기된 손상화폐를 모두 새 화폐로 대체할 경우 소요 비용은 639억원에 이른다.
이중 은행권은 4조2590억원으로 5억9000만장을 기록했다. 이를 낱장으로 쌓으면 62.5㎞로 롯데월드타워의 113배, 백두산의 23배 높이다.
권종별로는 만원권이 3억3000만장으로 폐기은행권의 절반이 넘는 55.4%를 기록했다. 이어 천원권 2억2000만장(36.7%), 5천원권 3000만장(5.8%), 5만원권 1000만장(2.0%)를 기록했다.
주화는 3700만개, 23억원어치가 폐기됐다. 화종별로는 10원화가 2300만개로 폐기주화의 61.6%를 보였다. 이어 100원화 900만개(25.7%), 50원화 300만개(6.9%), 500원화 200만개(5.7%) 순이었다.
한편 일반 국민이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한 손상화폐는 56억4000만원으로 전년(46억1000만원) 보다 10억3000만원(22.4%) 늘었다.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경우가 12억7000만원(2377건)으로 교환액의 55%에 달했다. 불에 탄 경우는 7억8000만원(1103건, 34.1%),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는 2억5000만원(1732건, 10.9%)이었다.
한편 한은은 원래 면적과 비교해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액면금액의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불에 탄 경우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있는 면적으로 인정하므로 최대한 원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를 털거나 쓸어내지 말아야 한다. 금고나 지갑 등에 보관된 은행권이 불에 탄 경우에도 보관용기 상태로 운반하는게 좋다.
한은 관계자는 “잘못된 보관 등 취급 부주의에 의한 손상이 많다. 올바른 사용과 보관습관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