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초 대졸 신입 채용계획을 갖고 있던 주요 대기업 상당수가 연초 계획대로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채용 호조는 국민 경제 및 국내 채용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삼성그룹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올 투자와 채용을 20%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한 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 4월 총 7500명의 대졸 신규인력을, 삼성전자는 3500명의 신입사원을 올해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현황’에 대해 전화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59개사)의 62.7%(37개사)가 연초 계획과 거의 같은 규모로 올 상반기 채용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계획보다 더 많이 뽑았다는 기업은 11.9%(7개사), 채용규모를 다소 줄였다는 기업은 8.5%(5개사)였다. 연초에 계획을 세우지 않기 때문에 계획 대비 실제 채용 인원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대답은 16.9%(10개사)였다. 이들 기업이 밝힌 상반기 채용규모는 총 4319명으로 연초 계획 4239명보다 1.9%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이 채용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중 70명 채용 예정이었던 정보통신 4개사는 실제로 150명의 인력을 뽑으며, 계획 대비 채용규모를 114.3%나 늘렸다. 이는 SK C&C가 애초 계획이었던 50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30명을 채용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금융업종도 계획보다 7.0%나 많은 인원을 채용했다. 금융업 13개사는 연초 1145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우리은행과 현대캐피탈이 계획보다 많은 인원을 상반기에 충원하면서 실제 채용한 인원은 1225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석유∙화학∙가스와 건설업은 애초 계획보다 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가스 8개사는 올 상반기 264명을 채용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었지만 실제 채용한 인원은 20.8% 감소한 209명에 그쳤다. 63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던 건설업 7개사는 605명을 뽑으며 규모를 계획보다 4.0% 정도 줄였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올 상반기 경기 침체가 이어져 실제 채용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상대적으로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대기업의 경우에는 연초 계획대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