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협 회장 "6·11대책 실효성 의문"

입력 2008-06-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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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주택건설협회 고담일(사진) 회장이 미분양 대책의 강도가 좀더 높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이를 둘러싼 넷심(心)은 싸늘하다.

고 회장은 19일 이임식을 갖고 이 자리에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지방 미분양 대책에 대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고 회장은 우선 내년 6월말까지 입주하는 미분양 물량에만 해당되는 취등록세 감면 방침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오히려 미분양을 양산하는 역기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 회장은 더 강도 높은 미분양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택업계가 내세우고 있는 ▲수도권 미분양 주택 매입시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일반세율(현행 50% → 9∼36%) 적용 ▲지방 미분양주택 매입시 양도세 면제 ▲종합부동산세 고가주택 기준 상향(9∼10억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추가 상향 등 외에도 수도권 미분양 대책, 그리고 종부세와 양도세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의 분위기는 냉담하다. 미분양의 가장 큰 원인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무더기로 쏟아낸 분양물량임을 감안할 때 고 회장과 주택건설협회가 '건설 시장을 담보로' 자신들만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네티즌들의 비판은 고 회장이 미분양 물량에 대한 분양가 인하가 어렵다고 한 지적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S 네티즌은 "분양가를 올릴 땐 '시장 원리'를 운운하더니, 그 고분양가로 미분양이 발생하자 이젠 대책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는 셈"이라며 "분양가를 인하하긴 싫고 취등록세 감면 등 국민 혈세로 미분양 주택을 팔아보겠다는 심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H 네티즌 역시 '자업자득'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업계의 고분양가 책정에 표적을 맞췄다. 그는 "대규모 미분양은 결국 고분양가와 공급과잉이란 업계 스스로 좌초한 행위"라며 "분양가를 낮추면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을리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고 회장이 주장한 양도세와 종부세 감세 등은 결국 투기수요를 촉발해서 일단 미분양을 해결해보려는 속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에게 1가구2주택 비과세 기간은 1년이면 충분하다"며 "2년으로 늘리는 것 자체가 투기수요를 겨냥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고 회장은 언급한 양도세 비과세 기간 연장에 대해 반대했다.

종부세 상향조정 역시 투기 수요를 겨냥한 임시방편이란 의견이 나왔다. A 네티즌은 "고분양가라고는 하지만 지방 아파트는 두 채 이상을 가져도 종부세 대상 (현행 공시가 6억원)이 되기 어렵다"며 "결국 수도권의 투기수요에게 종부세 부담을 덜게 해주는 대책을 써 가수요를 유치하자는 것"이라고 비판 했다.

금융 LTV상향조정 역시 투기 수요 자극 외엔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잠시 금리가 안정된 상태지만 이젠 2002~2005년과 같은 저금리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실질 금리 10%시대에 살벌한 금리를 견디면서 까지 미분양을 잡으려는 실수요자는 없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높아진 LTV를 이용, 대출을 70%까지 최대로 받아 미분양 주택을 살 수 있는 수요자라면 이는 결국 투기수요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시장경제를 부르짖는 고 회장 등 주건협이 실제로는 가수요 창출과 그에 따른 일시적 미분양 해소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한 네티즌은 "가수요는 결국 부동산 거품의 선봉장일 수 밖에 없다"며 "미분양 대책이 가수요 창출이라면 이는 훗날 부동산 버블 붕괴라는 끔찍한 재앙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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