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절벽 막자”...중국, ‘춘제’ 앞두고 경제 자극 안간힘

입력 2019-01-17 15:23 수정 2019-01-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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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돈맥경화 우려에 사상 최대 유동성 투입…중국, 무역전쟁에 제조업 일자리 급감 -중국 당국, 사회 문제로 발전 우려

중국 정부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구정)’를 앞두고 경기 둔화를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춘제를 앞두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16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거래를 통해 시중에 5700억 위안(약 94조 원)의 유동성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인민은행은 현금 수요가 많은 춘제를 앞두고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시중에 푼 유동성은 사상 최대 규모다. 그만큼 인민은행이 경기둔화에 따른 ‘돈맥경화’를 우려한다는 의미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수 주간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의 부양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올해 2조 위안 상당의 감세와 수수료 감면에 나서고 지방정부가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도록 2조 위안의 지방채 발행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지표는 실업률이다.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시장이 흔들리면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이는 공산당이 가장 꺼리는 상황이다.

주하이빈 JP모건체이스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가장 큰 리스크는 춘제를 전후한 실업률 상승”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춘제는 2월 초에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직원이 귀향할 수 있도록 1~2주간 휴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상한 영향으로 심지어 작년 12월 초부터 공장 문을 폐쇄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 중심지인 광둥성의 한 기업인은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3월에도 공장을 열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한탄했다.

시장조사업체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에르난 추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37만4000개 제조업 대기업을 상대로 한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서 지난해 11월까지 총 12개월 동안 약 28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UBS는 별도 조사에서 미·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 수출산업에서 지금까지 약 150만 개 일자리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UBS는 민간기업과 국영기업은 물론 외국계 합작사 등 125개 제조업체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작년 11월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들 중 23%는 미·중 무역 긴장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감원을 실시했다고 밝혔으며 34%는 향후 6개월 안에 직원 해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답했다. 18%는 임금을 삭감했다.

이런 일자리 상실은 제조업은 물론 다른 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다. 차이나베이지북인터내셔널의 릴랜드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이 정도로 중국 고용시장이 약해진 것은 증시가 패닉에 빠진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라며 “신경제로 분류되는 소매와 서비스를 포함해 모든 산업에서 지난해 4분기 고용 약화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의 조사 방법을 따라 매 분기마다 3300여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차이나 베이지북’을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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