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통신장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독일은 스파이 활동으로 국가안보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며 화웨이 배제를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FT는 평가했다.
그동안 독일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관련 있다는 미국 측의 주장에 회의적이었으나 5G 통신망 보안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새 결정으로 정책을 180도 전환하게 됐다.
독일 경제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래 5G 네트워크의 보안과 통신장비업체들이 제공하는 제품에 대한 안전성은 높은 연관성이 있다”며 “정부는 통신망 구축에서 그런 우려에 따라 가이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배제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지금까지 독일 정부는 화웨이를 금지하는 미국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 동조하는 것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독일 내무부는 지난해 10월 의회 문의에 특정 통신장비 제조업체를 5G망에서 내쫓는 것은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5G망 구축 기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결국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 5G 주파수 대역 입찰이 올 봄 예정돼 있어 통신업체들은 그전에 어떤 통신장비업체와 손을 잡을지 결정해야 한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화웨이의 연구·개발(R&D) 자금과 기부금을 더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수 개월간 떠오른 영국과 화웨이의 제휴를 둘러싼 불안감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대학은 설명했다.
화웨이는 “영국에서 확고한 R&D 실적이 있으며 현지 다른 20개 대학과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며 “옥스퍼드로부터 정식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