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공모채로 급선회한 사연

입력 2019-01-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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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사모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두산인프라코어가 최근 공모 회사채로 방향을 선회했다. 과거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단기사채를 끌어썼다면 이젠 재무구조 변화를 꾀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7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공모 회사채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기존 500억 원이던 발행액은 수요예측 후 880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570억 원을 발행한 후 3개월이 채 경과되지 않은 시점이다.

그 전까지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로 CP를 발행해 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CP 잔액은 약 36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만 142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이후 3분기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총 2855억 원을 발행했고, 그 여파로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두산인프라코어 국내 본사의 부채비율은 3분기 기준 2016년 168.6%에서 지난해 274.23%까지 급등했다. 이번 증권신고서에 기록된 총차입금 대비 1년 내 상환 비중 역시 47.5%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과거 단기차입금을 선호한 이유는 해외 자회사 설립 확장에 들어간 재무적 지원을 비롯해 중국 시장의 실적 부진 등이 겹친 결과다. 이후 2017년 50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정하는 등 재무환경 개선에 주력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6월까지 300억 원에 머물던 공모채는 최근 3개월 새 1400억 원 가까이 발행액이 늘어난 모습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신용등급이 BBB등급으로 비우량채일 뿐더러 공모채를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 공시를 통해 자사의 위험성을 공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공모채를 늘리는 데는 차입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하는 880억 원은 단기차입금인 기업어음 상환의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가온 단기 차입금 만기는 회사채로 메워 장기 차입구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확보된 유동성과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의 차입 상환에 대한 자신감도 가지고 있는 상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을 시작으로 지난해 두산밥캣 지분 일부 매각까지 여러 루트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또 중국의 수요 개선과 국내외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이 더해져 실적 역시 개선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88% 증가한 5조9468만 원을, 영업이익은 39.28% 오른 70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여전히 양호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현재 수준의 채무상환 능력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고 나이스 신용평가 역시 “개선된 이익 창출력과 자산 담보력 등을 통해 차입금의 원활한 차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 모두 두산인프라코어의 차입금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태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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