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 30일째...공무원 생활고에 전당포·고리대금업계 신바람

입력 2019-01-21 11:02 수정 2019-01-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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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30일째를 맞은 가운데 급여를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생활고로 전당포와 고리대금 업계를 찾으면서 이들 업계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둔 단기대출업체 월드억셉턴스 주가는 1개월 전 셧다운이 시작된 이래 22%,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전당포 운영업체 EZ코프는 20% 급등했다. 두 회사 모두 의외의 비용 지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때아닌 특수를 만났다.

투자회사 캐피털 이노베이션스의 마이클 언더힐 최고투자책임자(CFO)는 “많은 사람들이 모기지나 그밖의 지출을 하기 위해 단기 유동성을 찾고 있다”며 “대체 대출 플랫폼들이 공백을 메꾸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선 우려의 소리가 높다. 단기 대출을 빌미로 고율의 이자를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약탈적일 수 있으며, 돈이 아쉬운 사람들을 부채의 늪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잡포털 커리어빌더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약 78%는 체크카드 결제로 생활한다. 같은 기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조사에서는 미국인 가정의 절반 가까이가 대출이나 물건을 내다팔지 않고 비상금 400달러도 마련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 공무원들이 TV에서부터 보석 등 값 나가는 물건을 전당포에 맡기고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빌린 자금에 대한 이자를 전당포에 지불하고 재정 상황이 나아지면 원금을 내고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월드억셉턴스의 채드 프라샤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특히 텍사스와 남동부 수요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현지에는 정부 근로자가 많이 근무하는 국제공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월드억셉턴스는 셧다운으로 인해 금전적 부담을 안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이자나 수수료 없이 대출을 연기해주고 있다. 신규 고객은 이자와 수수료 없이 1250달러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들이 제2, 제3 금융으로 몰리면서 소비자대출 포털 렌딩트리의 경우, 셧다운 이후 주가가 42%나 폭등했다. RBC캐피털마켓의 슈웨타 카주리아 애널리스트는 “셧다운으로 인해 렌딩트리의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창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렌딩트리 측은 주가 상승은 셧다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11월말 이후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에 본사를 둔 책임대출센터의 스캇 아스트라다 이사는 “대출자들은 부채의 함정을 주의해야 한다”며 “자칫하다간 은행 위약금, 청구서 연체료, 급기야 파산 등의 재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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