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팔리는 한국지엠, 결국 모든 공장 구조조정 사정권

입력 2019-01-21 19:30 수정 2019-01-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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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31일, 22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문을 닫은 한국GM 군산공장
▲지난해 5월 31일, 22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문을 닫은 한국GM 군산공장
지난해 5월 한국지엠이 꺼내든 ‘군산공장 폐쇄’ 카드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당시 실적 악화와 판매 부진으로 군산공장이 구조조정 1순위로 꼽혔지만,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역시 비슷한 악화일로를 걸으며 모든 공장이 결국 구조조정 시험대에 올랐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부평공장 구조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공장은 국내 쉐보레 라인업 가운데 생산·판매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말리부의 판매 부진을 겪고 있어, 생산물량 감축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비정규직 비중이 낮다 보니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아 고부가가치 자동차를 생산해야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이 아베오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베오는 부평2공장에서도 생산되는데 판매중단시 공장 가동률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부평 2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잡다운)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공장 내 물량 조정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창원공장도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이곳 역시 생산 환경이 가동률 추락과 적자 지속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창원공장의 주력 모델인 경차 ‘스파크’가 2021년 단종을 앞두고 있어 당장 올해부터 생산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또 2022년부터 스파크 후속 모델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생산하려면 경차에서 CUV로 전환하기 위한 공장설비 개선 작업이 필요한데,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한국지엠의 모든 공장이 가동률 50% 아래로 떨어지며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한국지엠의 완성차 생산공장은 지난해 폐쇄된 군산공장을 제외하면 부평, 창원공장 2곳이 전부다. 보령공장은 완성차가 아닌 트랜스미션을 생산한다.

한국지엠은 지난 1년간 국내 소비자들이 외면한 탓에 총 10만 대의 차량도 팔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지엠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5% 급감한 9만3317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내수에서는 쉐보레 볼트 및 볼트 EV 등 친환경차를 제외한 모든 모델 판매가 감소했다. GM은 세계에서 원가 계산을 가장 철저하게 하는 자동차 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북미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구조조정을 무섭게 진행하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의장)는 “한국지엠은 생산성 및 수익성 감소, 시장성 하락,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적자 등 감내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혁신 없이는 구조조정 순서만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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