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도 영국 엑소더스...싱가포르로 본사 이전한다

입력 2019-01-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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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다이슨이 본사를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한다. 이미 싱가포르에 생산과 연구·개발 시설을 둔데다 앞으로 전기자동차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인 만큼 의사 결정도 빠르게 하기 위한 결정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주요 기업들의 거점 이전이 가속화하면서 영국 내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다이슨은 이날 잉글랜드 남부 윌트셔 맘스베리에 있는 본사를 연내에 싱가포르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짐 로완 최고경영자(CEO)는 전화 기자회견에서 “모든 생산과 향후 투자 대부분의 아시아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거점의 중심이 명실공히 아시아로 옮겨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결정은 브렉시트나 세금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이전에 따른 세제 상의 혜택은 극히 작다”고 선을 그었다. 다이슨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과 로완 CEO는 영국 기업인 중 열렬한 브렉시트 지지자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새 본사에는 고위급 중 존 젠슨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마틴 바웬 최고법률책임자(CLO) 2명만 가게 된다. 현재 영국에서 일하는 직원 전보는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영국은 R&D와 인재 육성의 거점으로서 앞으로도 투자와 인력 확충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다이슨은 이미 아시아에서 모든 제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수익의 절반도 아시아에서 나온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싱가포르에 전기자동차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다이슨은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급 진공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 공기청정기가 중산층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슨은 수익 보고서에서 “다이슨 고객의 절반과 모든 제조 공정은 이제 아시아에 있으며, 아시아 고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이 변화는 얼마 전부터 일어난 것으로, 전기자동차가 시장에 투입되기 시작되면 그런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것은 우리회사의 투자와 신규 고용 계획에 약간의 변화도 가져오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이슨의 사업에 있어서 아시아의 중요성의 증대를 반영하고 우리가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할시기가 지금 도래했다”고 적었다.

다이슨의 본사 이전 소식에 정치권은 크게 반발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레베카 롱-베일리 대변인은 “이 움직임은 노동자들과 정부의 산업 전략 모두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당의 웨스 스트리팅 의원은 “위선자 발명가”라며 “제임스는 자신의 노동자나 자신의 나라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 스티븐스 의원은 “이는 영국의 포스트 브렉시트가 직면한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며 “아웃소싱된 일자리와 회사 창업, 투자의 씨가 말라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다이슨의 연 매출 4억 파운드 중 4%만 차지한다. 2003년에 영국에서 제조를 중단했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17%로 영국의 19%보다 낮다. 다이슨은 청소기로 쌓은 명성으로 성공해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배터리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작년 12월 마감한 2018 회계연도에는 EBITDA(상각전 영업이익)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1억 파운드로 5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출은 28% 증가한 44억 파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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