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이란 제재 여파와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 우려감에 은행 초과지급준비금이 8000억원을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당국은 이란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하지 않기로 했지만, 미국과의 예외국 지정 관련 세부협상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는 혼선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급준비제도란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대량 예금인출 등 비상상황을 대비해 지급준비율이라는 일정비율로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재형저축은 0%, 정기예금 및 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는 2%, 기타예금은 7%의 지준율이 적용된다. 초과 지준금에 대한 이자는 없다. 지준금을 많이 쌓는다는 것은 은행들이 그만큼 남는 자금에 대해 운용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은행별로는 일반은행이 7841억6840만원으로 역시 두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산업은행과 농협 등 특수은행은 4억4050만원에 그쳤다. 직전 적립월에는 14억1800만원을 기록해 1년11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제재와 세컨더리 보이콧 우려로 멜라트은행이 초과지준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미국쪽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면서도 “이달부터는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