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 가입..."해외 생산 경쟁력 회복할 것"

입력 2019-0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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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상품 국내에 싸게 제공ㆍ국내 협력사 유럽 수출 기회 마련...2021년까지 글로벌소싱 1조원대로 확대

홈플러스가 해외 의 첫발을 뗐다.

홈플러스는 스위스 파피콘 파노라마호텔에서 유럽 최대 규모 유통 연합인 EMD(EuropeanMarketing Distribution AG)와 회원가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시아 국가의 유통사가 EMD에 가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는 EMD와 손잡고 유럽의 우수한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고, 우리나라 제조사들의 유럽 수출 발판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영국 테스코와 결별 후 주춤했던 해외 생산 경쟁력을 다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EMD는 1989년 설립된 유럽 최대 규모 유통 연합으로, 스위스 파피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독일 마칸트, 노르웨이 노르게스그루펜, 스페인 유로마디, 이탈리아 ESD, 네덜란드 수퍼유니, 덴마크 다그로파, 스웨덴 악스푸드, 폴란드 카우플란트, 러시아 렌따, 호주 울워스 등 20개 국가 유통사가 회원으로 속해 있다.

EMD 회원사들의 연간 매출 규모는 총 258조 원으로, 월마트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 유통그룹으로 꼽힌다. EMD는 이를 바탕으로 유럽의 품질 좋은 상품을 공동으로 대량 매입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체상표(PB) 상품이다. EMD는 각 회원사의 연간 수요를 취합해 대규모 물량을 한 번에 발주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제조사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상품 품질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마케팅, 중간 유통 등의 비용도 빠져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담보된 PB 상품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선순환 유통 구조가 구축된다. 이로써 유럽 주요 국가 소비재 시장에서 PB상품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회원사 1대 1 협업도 EMD의 강점이다. 협업을 통해 해외 인기 PB상품을 그대로 들여오거나 각 회원사의 거래 제조사들과 개별 상품 외주를 협의해 유럽의 인기 상품을 국내에 빠르게 선보일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 제조사들의 유럽 수출 길을 넓힌다는 의미도 크다. 홈플러스 거래 제조사들은 유럽과 오세아니아 전역에 뻗은 EMD 소속 13만여 개 매장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에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MD를 통한 수입, 수출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안정적이다. 단순히 1개 업체와의 제휴가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네트워크와 함께 거래하기 때문에 특정 업체에서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또 1개 국가 내 1개 유통사만 가입할 수 있는 EMD 원칙에 따라 회원사들이 자국 내에서 취할 수 있는 이득은 독점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홈플러스는 EMD 가입 첫해인 올해 일부 식료품과 잡화를 중심으로 회원사들과 장기적인 협업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우선 연내 시리얼, 배터리, 맥주, 프렌치프라이, 치즈, 파스타, 시드오일, 스위트콘, 와이퍼 등의 상품 공동 외주를 검토 중이다.

3월 판매가 확정된 시리얼의 경우, 시중 브랜드보다 최대 40% 저렴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앞으로 매년 EMD와의 거래 규모를 10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최고 해외 생산 경쟁력 만들기에 나선다. 식품 분야는 EMD, 비식품 분야는 세계 최대 아웃소싱업체인 리앤펑(Li&Fung)을 중심으로 협업하고, 아시아 유통업체들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어 2021년까지 전체 글로벌 소싱 규모를 테스코 시절의 2배 수준인 1조 원대로 키워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필립 그루이터스 EMD 대표는 “처음으로 아시아 유통사와 손잡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까지 홈플러스가 보여 준 전방위적 혁신과 도전은 유럽 시장 소비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상호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산업 파트너들의 높은 성장과 안정적인 사업을 돕고, 보다 나은 구색으로 소비자 이익을 만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고객의 소비 편익을 높이고 국외 생산의 핵심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아시아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EMD 가입을 추진했다”며 “다양한 글로벌 구매 채널을 확대해 고객에게 즉각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협력회사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EMD와 긴밀하게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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