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두 번이나 허리를 숙여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참으로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부의 동요를 의식한 듯 구성원에 대한 당부의 말도 했다. 그는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각자의 맡은 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며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이고, 그것만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소한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세 번이나 조사했으나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고 결국 검찰 수사로 밝혀진 셈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일은 사법부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중대 사건"이라며 "국민들의 사법부 불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앞날이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사법부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법원장에 대한 화염병 투척 등 사법부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이 때에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검찰과 법원이 노력한다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변호사도 "법원은 물론 법조계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법부 구성원들이 모두 반성을 하는 충분한 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