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성실약속 이행 '끝장투쟁' 예고

입력 2008-06-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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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유류비 지원하면 건축비 인상은 불가피"

정부가 지난 17일 표준임대차계약서 조기 정착과 건설사의 유류비 지원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가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진정국면을 보였던 건설기계노조가 정부의 성실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강도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기계노조는 23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믿고 현장으로 복귀했던 1만8000여 조합원들이 현재까지 단 한명도 표준임대차계약서 체결을 하지 못했고, 건설사는 유류비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며 문제해결 의지 없는 거짓 정부를 상대로 생사를 건 끝장투쟁에 임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건설노조 오희택 선전실장은"정부가 지난 17일 표준임대차계약서 조기 안착을 위한 실태조사를 착수토록 지자체에 지시하고, 건설사들로 하여금 유류비 지원을 이행토록하는 합의문을 작성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희택 선전실장은 이어"표준임대차계약서 정착을 위해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지자체들은 여전히 나 몰라라식의 안일한 행정을 일삼고 있다"며"사회적 약자를 짓밟고 거짓 장담을 일삼는 정부에 대해 노동자들의 분노를 확실하게 보여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건설노조는 국토해양부 관계자와 면담에서 당초 정부가 약속했던 표준임대차계약서 조기 정착과 건설사들의 유류지급 방안을 요구하고, 또 다시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대정부 투쟁을 목표로 차량 상경투쟁도 불사하겠다고 시사했다.

이에대해, 정부는 국토부 산하 지방국토관리청장과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산하기관장을 비롯해 건설협회, 전문건설협회 임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효과적인 방안을 위해 노력할 것을 노조측에 전달했다.

'손해보면서 추가 유류비 지원은 절대 안돼!'

정부가 표준임대차계약서 조기 정착을 위한 실태조사와 건설사들의 유류비 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현장으로 복귀한 건설노조원들이 건설업체들과 교섭을 촉구했지만 정작 건설업체들은 이행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정부가 표준임대차계약서 및 유류비 지원 방안을 통해 건설업체를 압박하고 있는데, 문제는 공사비 추가인상을 해주지 않는 한 유류비 지원은 어렵다"며"덤프, 굴착기 등 운전자들의 유류비 및 운송료, 식대를 이미 도급업체와 발주계약 당시 일괄적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추가 유류비 지원은 불가능 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이미 체결된 도급계약에 건설사가 추가적으로 유류비 등을 지급하면 이에따른 기업 손실이 적지 않다"며"유류비를 지급하면 오히려 건축비 단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덧붙혔다.

또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최근 전국 분양시장 불황으로 미분양 주택 적체현상으로 건설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건설사들에게 유류비 지원 등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생색은 정부가 내고 책임은 기업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혔다.

'더이상 안되겠다...일부 건설사들 요구 반영할 듯...'

한편, 직접계약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손실을 감수하며 추가 유류비 지원은 어렵다고 호소하는 대다수 건설업계의 반응과는 달리, 일부 건설업체들은 하루라도 빨리 현장 정상화를 위해 건설노조와의 합의점을 찾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신동아건설은 오는 7월1일부터 정부의 표준임대차계약서 현장 정착 이행과 유류비 지원 방안에 건설노조와 교섭을 통해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본지 인터뷰를 통해"정부의 표준임대차계약서 체결과 건설사들의 유류비 지원 방안 지침이 요구된 만큼, 빠른 시일내에 표준임대차 계약서 체결을 위한 수순을 밟을 예정이며, 다만 유류비 지원의 경우 계약서상 명시된 장기임대를 대상으로 유류비를 지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A건설업체 관계자도"정부의 지침도 있고, 장기간 파업 영향으로 공정에 차질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회사가 인식한 만큼, 표준임대차계약서 체결과 유류비지원 등을 위해 각 현장별로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중"이라며"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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