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선언 5년, 수싸움 계속…쌀 수출국, 관세 인하ㆍ쿼터 설정 요구

입력 2019-01-28 14: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관세화 인증 길어지면 WTO 패널 제소 가능성도

(뉴시스)
(뉴시스)
한국 정부가 2014년 쌀 관세화를 선언한 지 올해로 5년째가 된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등 관계국은 관세율을 확정 짓지 못한 채 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 나라는 한국의 쌀 관세화 검증을 미룬 채 자국 이해를 확보하기 위한 요구를 내놓고 있다. 관세율 인하와 나라별 쿼터 설정, 밥쌀 개방 확대 등이 그것이다. 쌀 관세화는 이들 나라를 비롯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인증이 이의 없이 마무리돼야 완료된다.

한국 정부는 관세를 제외한 쌀 시장 보호 수단을 철폐하기로 한 WTO 농업협정에 따라 2014년 9월 30일 쌀 관세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의무수입물량(TRQ) 40만8700톤을 넘어서는 쌀 물량은 513%의 관세를 매겨 들어오고 있다. 다만 관세화 이전 한국이 의무적으로 수입해오던 TRQ에는 5%에 저율 관세가 부과된다.

2014년 이전까지는 한국은 쌀 관세화를 유예하는 대신 TRQ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러나 TRQ 증 국내 쌀 농가를 위협할 정도가 되자 정부는 관세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관세화 직후 미국 등 5개 나라가 한국에 이의를 제기했다. 관세화가 마냥 늘어지면 이들 나라가 한국을 WTO 분쟁해결기구(DSBㆍ패널)에 제소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걱정거리다. 한국보다 앞서 쌀을 관세화한 일본과 대만은 검증에 각각 1년 7개월, 4년 5개월이 걸렸다. 정부는 국내 쌀 시장을 보호하는 최대 장벽인 관세율은 유지하면서도 의무수입물량(TRQ) 등 세부 사항을 조정해 통상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에 가장 아픈 시나리오는 관세율 인하다. 513%의 관세가 수입 쌀의 한국 시장 잠식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쌀 수출국들은 이 관세가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를 매기지 않은 수입 쌀 한 가마니(80㎏) 수입 단가는 약 12만4875원이다. 지난해 국내산 수확기 쌀값(19만3750원)의 3분의 2 가격이다. 하지만 513% 관세를 붙이면 수입 쌀 가격은 76만5490원으로 뛰어 가격 경쟁력을 잃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관세율 513%를 지키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쌀 수출국들의 또 다른 요구는 밥쌀 시장 개방 확대다. 지난해 기준 TRQ 물량 가운데 10%가량인 4만 톤만이 밥쌀용으로 수입됐다. 농가 민감성 등을 고려해서다. 이마저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일부만이 시장에 풀린다. 관세화 이전에는 TRQ 물량 중 30%를 밥쌀로 수입하게 했지만 관세화 이후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협상 상대국들은 (밥쌀 수입량은) 당연히 올려달라고 한다"고 밝혔다.

나라별 TRQ 쿼터 설정은 쌀 수출국 내부의 문제가 더 크다. 그간에는 쌀 종류(단립·중립·장립)별로 TRQ 입찰량을 정해 쌀 수출국의 기존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보장해줬지만 최근엔 이 시장에 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예 나라별 쿼터를 정해 시장 변동성을 없애달라는 게 이들 나라의 요구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쌀 수출국 판도가 바뀌면서 기존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은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5년을 끌었기 때문에 불확실성 제거하기 위해서 가급적이면 한번 해결했으면 하는 상황이다"면서도 "(검증이) '올해 끝날 것이다, 아니다'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상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00% 결정…15년9개월 만에 연속 인하
  • '핵심 두뇌' 美·中으로…한국엔 인재가 없다 [韓 ICT, 진짜 위기다下]
  • '회복 국면' 비트코인, 12월 앞두고 10만 달러 돌파할까 [Bit코인]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송석주의 컷] 순수하고 맑은 멜로드라마 ‘청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위기론에 조기쇄신 꺼내든 신동빈…대거 물갈이 예고
  • 신생아 특례대출, ‘연소득 2억’ 맞벌이 부부까지 확대… “결혼 페널티 해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8 12:27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166,000
    • +1.9%
    • 이더리움
    • 4,981,000
    • +6.23%
    • 비트코인 캐시
    • 711,000
    • +3.04%
    • 리플
    • 2,019
    • +5.6%
    • 솔라나
    • 332,400
    • +2.25%
    • 에이다
    • 1,387
    • +5.08%
    • 이오스
    • 1,116
    • +1.45%
    • 트론
    • 278
    • +1.46%
    • 스텔라루멘
    • 672
    • +12.56%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250
    • +5.59%
    • 체인링크
    • 24,950
    • +3.06%
    • 샌드박스
    • 822
    • -0.1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