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영향력 늘어난 정유업계...원유 공급가 불리해지나

입력 2019-01-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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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오일뱅크 지분 19.9% 인수

4대 정유사 중 3곳 외국계 대주주

국내 에너지 공급 안정성 하락 우려

국내 정유업계에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조8000억 원 규모의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국내 정유사 모두가 외국계 대주주를 갖게 됐다.

외국계 영향력 확대가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향후 원유시장 상황이 불안정할 때 원유 공급가와 공급량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고 국내 에너지 공급 안정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아람코와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에 관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최대 1조8000억 원 규모)를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의 전기를 마련한 동시에, 그룹 전반으로도 아람코 등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렌트 공사 등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이점을 얻게 됐다. 아람코 역시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S-Oil) 외에도 현대오일뱅크라는 판로 추가 확보라는 효과가 있어 양 측에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유산업을 두고 봤을 때 해외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자율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만 제외하고 모두 외국계 대주주를 가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3.42%이며 2대 주주는 국민연금이다.

GS칼텍스는 설립 당시부터 미국 셰브런과 텍사코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합작법인 칼텍스가 50% 출자한 회사로, 현재 GS에너지와 쉐브론 홀딩스가 지분을 50%씩 나눠가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란 국영석유공사(NIOC)와 쌍용양회의 50대 50 합작투자로 설립됐으며, 현재 아람코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63.46%를 보유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 같은 외국계 자본의 확대가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향후 글로벌 원유 시장 등락에 따라 의미있는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국내 4개 정유사 중 아람코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 2곳인 만큼 향후 원유 공급가를 불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이사회 정보 공유로 양사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인 정유산업에 해외 자본이 대거 들어왔다는 점은 향후 안정적인 에너지원 공급이라는 정유산업의 역할이 해외 자본의 이해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라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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