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경구 KIND 사장, “우량 사업 수주는 우리의 사명, 수주에 올인”

입력 2019-0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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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사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센터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사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센터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우리의 설립 목표는 해외에서 우량한 사업을 발굴하고 수주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본격적인 성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 설립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이하 KIND)의 초대 사장인 허경구 사장은 웃음을 띤 얼굴이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공사의 목표를 제시했다.

KIND는 지난해 6월 출범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사로 사업 발굴부터 개발·금융지원, 직접 투자 등 사업의 전 단계를 유기적으로 지원하고 기술, 금융 전문성을 토대로 민·관 합동 수주단(Team Korea)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설립됐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회복하며 최근 몇 년 동안의 부진을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수주 회복 탄력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때문에 관련 기관과 연구소들은 올해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짙은 상황에서 수주 지속성 확보가 요구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잘나가던 해외건설이 침체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범한 만큼 허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에 공식 출범한 만큼 조직을 추스르기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사장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허 사장은 “모든 진용을 갖추고 한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흡족한 상태”라면서 “다른 공사에서 조금씩 보내주고 3분의 2 정도는 채용했는데 대기업에서 해외사업을 하던 분들이 오시다 보니 금방 현업에 투입돼도 지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은 해외건설 수주 정체의 원인을 파악한 만큼 체질개선에 나서야 할 것 같다”며 “우리의 결과물을 기다리는 시선이 많은데 지금까지는 초기 사업으로 내놓기에는 부족한 사업들이어서 1분기 정도까지 숙성 중인 사업과 합쳐서 한꺼번에 결과물을 내놓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덩치 큰 사업을 하기에는 아직 자본금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해외수주는 국가대항전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각국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을 최대한 투입해 물량 수주에 나서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전통 강국들 외에 최근에는 일본, 중국 등도 수주전에서 풍부한 자본금을 앞세운 ‘쩐(錢)의 전쟁’을 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허 사장은 “자본금 자체가 원활한 사람을 추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인식을 우리는 물론이고 정부도 하고 있어서 최근 펀드 조성이나 자본금 출자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일부는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부 기조가 ‘돈이 없어서 사업을 못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인 만큼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제 취임 7개월째를 지나는 허 사장은 조직의 기틀 구축과 청사진 마련을 통해 달려갈 방향을 ‘투자개발형(PPP) 사업의 확대’로 꼽았다. PPP 사업은 발주처가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도급사업과 달리 기업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 건물이나 도로 등을 건설하고 운영이나 분양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허 사장은 “중동·아프리카 및 아시아 등 대형 인프라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국가 대부분이 개발 방식으로 PPP 사업을 택하는 추세”라며 “또 한 번의 해외건설 르네상스를 맞이하려면 PPP 사업에 대한 수주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세계은행(WB) 조사에 따르면 세계 건설시장에서 PPP 사업의 비중은 2010년 기준 약 24.8%다. 이미 30%를 넘어섰다는 분석과 함께 10년 내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해외건설 수주액의 70% 안팎을 PPP 사업에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물론이고 건설업계 자체가 PPP 사업에 대한 수주 노력이나 의지가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2017년 기준 해외건설 전체 수주액(290억 달러) 중 PPP 사업(16억 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불과하다. 전년인 2016년 비중(0.3%)과 비교해 보면 20배 가까이 늘었지만, 여전히 부진하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에 허 사장은 “현재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에서 성사 가능한 사업을 검토 중에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또한 KIND는 최근 중장기 전략 수립의 일환으로 아시아 및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진출 대상국에 대해 PPP 진출 환경을 분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사업 정보 입수 및 사업 개발을 통해 우리 기업의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허 사장은 내부 조직원들의 의견 교환 작업에 무엇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유능한 직원들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활용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PRM(Project Review Merrting)’이라는 회의를 신설해서 1주에 한 번씩 그동안의 정보취득 현황과 직원들의 경험에 기반한 의견 교환을 하고 있다. 이 회의는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닌 직원들 간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효과적인 결과 도출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공사 출범 초기부터 제기되는 해외건설협회와의 중복성에 대해서도 허 사장은 명쾌하게 대답했다.

허 사장은 “수십 년간 해외인프라 시장에서 협회의 정보력을 되레 KIND가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건협은 거시정보를, KIND는 사업별 세부정보를 담당해 상호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초대 사장으로서 임기 중에 이루고 싶은 비전 역시 간명했다. 우수한 인력을 많이 뽑겠다는 것이다.그는 “우리는 창립 목표가 발전소, 항만, 철도든 간에 온힘을 다해 프로젝트를 수주하도록 돕고 수주하는 것”이라며 “내·외부적으로 너무 우수한 인력이 많은데 더 많은 우수한 인력들을 채용하고 활용해서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또 사람을 뽑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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