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중견기업이 앞장선다

입력 2019-01-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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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독일의 인구 비중은 전 세계의 1.1%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히든챔피언 기업의 48%가 독일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독일의 석학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은 독일의 히든챔피언 기업이 연평균 10%의 성장을 통해 1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독일 경제의 포용적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등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독일의 히든챔피언과 같은 중견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견기업은 산업생태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대기업에 비해 유연성과 민첩성을 보유하고 있어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금융위기 이후 중견기업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중견기업 수는 2014년 2979개에서 2017년 4468개로 증가했고 중견기업의 고용 인원도 90만 명에서 136만 명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중견기업의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매출액 1조 원 이상 중견기업은 2.5%에 불과한 반면, 매출액 3000억 원 미만인 ‘초기형 중견기업’이 86.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혁신역량이 부족한 대기업 의존형이거나 내수형 중견기업이 많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중심의 지원 제도로 인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 큰 폭의 지원 감소와 규제 강화에 직면하게 되고 이것이 성장을 기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시키고 도전적 기업가 정신 발휘를 위축시키고 있다.

우리 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중견기업은 도전적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 등 혁신에 앞장서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때 우리 중견기업들이 독일의 히든챔피언 같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9일 업계와 관계 부처가 공동으로 ‘중견기업 정책협의회’를 개최해 성장 친화적 기업생태계 조성과 중견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민관이 함께 역량을 결집하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본다.

정부는 중견기업의 투자, 사업전환, 고용 등 신사업 진출과 인재 확보에 중요한 제도를 작년에 12건 개선하였고, 올해는 18건을 추가로 개선하여 성장사다리를 더욱 튼튼히 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수출도약 중견기업 육성사업, 지역대표 중견기업 육성사업, 중견기업 상생혁신 R&D 등을 통해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CHAMP 300’ 사업도 새롭게 추진해 미래 한국 제조업을 선도할 300개의 혁신형 글로벌 중견기업을 선정·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업종 간 융·복합과 기업 간 협업이 촉진되는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견기업 Young CEO 네트워크’와 같은 중견기업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 확산에도 주력하여 상생의 허리인 중견기업이 4차 산업시대에 적합한 수평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에 앞장서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들이 우리 중견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우리 제조업의 활력 회복과 혁신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포용적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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