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9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12월 마감한 2019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843억1000만 달러(약 94조34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중국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매출이 9분기 만에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0.5% 줄어든 19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익이 줄어든 것은 8분기 만에 처음이다.
연말 쇼핑시즌에 애플의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애플의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돈 것에 그동안의 우려가 너무 지나쳤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 분기 매출은 애널리스트 전망치 839억7000만 달러를 약간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4.18달러로, 역시 전문가 예상치 4.17달러보다 많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미리 지난 분기 실적이 부진하다고 밝힌 것도 예방주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에 애플 주가는 이날 나스닥 정규거래에서는 1% 하락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최대 6% 급등했다.
한편 애플은 이번 실적 발표부터 제품·서비스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매출만을 밝혔다.
애플 핵심제품인 아이폰 매출은 전년보다 15% 감소한 519억8000만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526억7000만 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출하량 기준으로는 지난해 중국 화웨이가 애플에 역전,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애플페이와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29% 증가한 109억 달러를 기록해 아이폰 매출 부진을 상쇄했다. 아이패드 매출은 67억3000만 달러, 맥(Mac)은 74억2000만 달러,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과 액세서리는 7억3100만 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애플이 그동안 성장시장으로 중시했던 중국에서의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 분기 홍콩과 대만, 마카오를 포함한 중화권 매출은 13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화권 비중도 20%에서 16%로 낮아졌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중화권 이외 지역 매출은 총 711억 달러로, 전년보다 1% 증가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제시한 가이던스(Guidance·선제 안내)에서 회계 2분기(올해 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0% 감소한 550억~59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팀 쿡 CEO는 “매출이 당초 예상을 밑돈 것은 유감이지만 우리는 회사를 장기적 관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투자자 서신에서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작년 12월보다는 개선됐다”며 “1월에 좀 더 낙관적이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