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에 아시아 ‘곡소리’ 커진다

입력 2019-01-30 15:23 수정 2019-01-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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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둔화에 일본·홍콩 등 아시아 국가 수출 급감…1월에도 후유증 계속

중국 경기 둔화가 다른 아시아 수출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고통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중 무역 마찰과 세계 경제의 순환적인 감속에 따른 공급망 혼란으로 홍콩에서 일본에 이르기까지 수출 의존도가 큰 아시아 지역이 큰 타격을 받았고, 경제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홍콩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출 감소는 아시아 전반, 특히 중국에서의 수요 침체를 반영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홍콩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8% 감소한 3399억 홍콩달러(약 48조412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7% 감소보다 훨씬 부진한 것이다. 또 홍콩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무역 의존도가 큰 싱가포르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보다 8.5% 줄어들어 2년여 만에 가장 큰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 수출은 4.6% 감소로 2017년 중반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과 대만도 지난주 저조한 수출 실적을 발표했다. 일본은 최근 4개월 중 두 차례나 수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달에는 더욱 나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중국의 1월 경기선행지수는 8개월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다. 31일 발표되는 이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년 반 만에 경기위축세로 접어들었던 지난달의 49.4에서 49.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집계하는 아시아 7개국의 제조업 PMI를 살펴보면 이들 중 4개국은 이미 경기위축으로 접어들었거나 위축에 직면하기 일보 직전인데 이달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베트남의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5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끝에 지난해는 6.6%로 2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은 글로벌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라훌 카푸어와 크리스 무켄스텀 애널리스트는 “(수출은 물론) 다른 지표도 아시아 경제상황 악화를 반영하고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큰 것은 물론 ‘글로벌 무역의 마차’로 불리는 소형 벌크선 동향도 전례 없는 침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글로벌 산업의 경기둔화가 심화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애플과 캐터필러 등 다국적 기업들도 중국 경기둔화 고통을 실감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주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며 가장 큰 이유로 중국 수요 약화를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기둔화 충격이 온다”며 “중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7개 종목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들 7개 업체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퀄컴, 코보, 스카이웍스솔루션, 윈리조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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