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이 부의장과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을 함께하며 우리 경제와 혁신 분야의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부의장은 공공부문 확대와 관련해 “(국민이) 경찰·소방 공무원을 늘린다면 놀고 있는 ‘공무원들이 많은데’라는 조건반사적 반응을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의장은 “옛날처럼 사람 자르는 개혁이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방향성을 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 부의장은 “과거 DJ 정부 때는 대기업 출신들이 회사를 나와서 창업을 많이 했다”며 “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받쳐주질 않으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더 이상 경험 있는 사람들이 도전적인 창업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안전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부의장은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재정을 긴축해온 측면이 있다”며 “올해 확장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우리 공무원들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재정확장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경제특보는 “재정확장을 개인 돈으로 보면 주머니를 키우는 건 ‘케인즈식’(수요 확대)으로 하고 쓸 때는 ‘슘페터식’(공급혁신)으로 혁신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가수 조용필을 좋아한다. 조용필이 지난해 50주년 콘서트를 했는데 놀라운 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며 “어떤 가수는 주야장천 같은 노래만 부르는데 조용필은 끊임없이 한발씩 내디딘다. 그게 혁신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특보는 “실패를 해도 사회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뒷배가 튼튼해야 앞으로 나간다”고 답했다.
혁신성장과 관련해 이 특보는 “중국은 벤처기업들이 정부의 힘으로 창업을 하고 성장을 한 뒤 실리콘밸리에 가서 큰돈을 번다”며 “한국의 인재들은 다들 대학에 몰려가서 논문 쓰는데 매달리는 데 반해 중국은 현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돈을 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현장의 공무원들이 민간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장 책임자가 도전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성문법 체계와 관련이 있다. 법적인 근거가 없으면 과감한 행정을 펼 수가 없다”며 “감사원 문책이 두려우니 자기가 다쳐가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지돼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도록 법령을 폭넓게 해석해줘야 한다”며 “감사원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아직은 공직문화가 굳어져 있다”고 밝혔다.
이 특보는 “미국 창업자의 나이는 평균 40대 중반이다. 실리콘밸리 활동하는 하이테크 창업자 평균 나이는 50대다”며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하는 거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처럼 20대가 아니다. 정부도 이런 경력자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문 대통령은 “그 말이 마음에 든다”며 “우리가 시니어 창업이란 말을 써 뭔가 어색했는데 앞으로는 경력자 창업이라는 말을 써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