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규모 유럽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승기 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입력 2019-01-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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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출시한 ‘임랄디’ 70여 일 만에 매출 184억· 2개월 연속 점유율 1위…“시장 침투 빠르다” 호평

삼성바이오에피스가 5조 원 규모의 유럽 ‘휴미라’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경쟁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제치고 선두에 나서며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다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지역 마케팅 파트너사 바이오젠은 전날(현지시간) 2018년 실적 발표를 통해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가 1670만 달러(약 1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출시 후 70여 일 만의 기록이다.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Anti TNF-α) 치료제로, 2017년 기준 글로벌 매출액이 약 21조 원(184억2700만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이다. 이 중 유럽 시장 규모는 약 5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휴미라의 특허가 유럽에서 만료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에도 다국적제약사 3곳이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출시했다. 암젠의 ‘암제비타’와 산도즈의 ‘하이리모즈’, 마일란의 ‘훌리오’가 시장에 동시에 뛰어들었다.

경쟁 제품보다 먼저 출시해 시장 선점 시간을 버는 ‘퍼스트 무버’ 효과가 사라졌음에도, 임랄디는 유럽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정보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임랄디는 유럽 내 아달리무맙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하며 11월부터 2개월 연속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임랄디의 시장 침투 속도는 앞서 유럽에서 출시된 다른 바이오시밀러보다 상당히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제프리 카펠로 바이오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임랄디의 출시 첫 분기 시장 침투율 성과가 베네팔리를 능가한다”면서 “2019년에는 임랄디를 필두로 두 자릿수의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랄디보다 먼저 유럽시장에 내놓은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로 쌓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랄디를 유럽 10여 개국에 즉시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회사 관계자는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로 쌓인 경험과 신용도가 임랄디의 빠른 시장 선점으로 이어졌다”면서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있기 때문에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등 적절한 전략 구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체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임랄디의 선전에 힘입어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초기 시장 선점에 성공한 임랄디의 매출 확대도 가속할 전망이다. 의사들의 처방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제품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교차처방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미 애브비는 휴미라가 바이오시밀러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5일(현지시간) 애브비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휴미라의 2018년 4분기 글로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5% 상승했지만, 미국 외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급감했다. 리처드 곤잘레스 애브비 대표(CEO)는 올해 미국 외 지역에서 휴미라의 수익 감소 전망치를 30%까지 늘렸다. 휴미라가 바이오시밀러로 전환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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