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옥중 첫 심경 토로…“나는 결백·닛산의 책략이며 반역”

입력 2019-01-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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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내부서 르노와의 통합 저항 있어”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 AP연합뉴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 AP연합뉴스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 미쓰비시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 대기업 3사를 아우르는 수장이었으나 이제 감옥에 갇힌 채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게 된 카를로스 곤이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은 3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옥중 독점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백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렇게 체포된 것은 닛산의 책략이며 반역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자신이 몰락하게 된 계기인 닛산의 비리조사 발단이 르노와의 경영통합 추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는 책략이고 반역”이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곤 전 회장은 부정행위 조사에서 체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건은 닛산 사내에서 르노와의 통합에 저항하는 일부 세력이 자신을 떨어뜨리고자 책략을 펼쳤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한편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곤 전 회장 체포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쿠데타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전 회장의 측근이 도쿄지검 특수부와 사법거래를 하고 있었지만 곤 체포 한 달 전에야 검찰의 수사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전 회장의 비리를 알고 강하게 분노하고 실망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통합 계획은 있었다”며 “그는 나에게 지난해 9월에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곤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인터뷰에서 르노와 닛산 자본관계 재검토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 사이카와 CEO는 “합병 장점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만 있다”고 반대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곤 전 회장이 사이카와에게 합병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곤 전 회장은 “르노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르노와 닛산을 ‘되돌릴 수 없는 관계’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며 “프랑스 정부 요청에 응하는 형태로 구체적 통합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하나의 지주회사를 두고 각각의 자주성을 확보할 계획이었다”며 “이는 내가 지난 17년간 펼친 방침에 따른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는 곤 전 회장 체포 후에도 일본 정부 관계자에게 르노와 닛산을 지주회사 방식으로 합병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니시카와 CEO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정식 제안은 없었다”며 “아직은 합병 등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곤 전 회장은 회사 자금 유용에 따른 특별배임죄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내부적으로 결재를 다 받은 것이라며 절차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곤 전 회장의 기소 내용 중 하나는 지인인 사우디아라비아 사업가 칼리드 주파리의 회사에 12억8000만 엔(약 131억 원)을 부정 지출해 닛산에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곤 전 회장은 “용도를 결정한 자금은 CEO 예비비에서 염출했으며 여러 임원이 결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이외 오만과 레바논 등에서도 예비비가 빠져나갔으며 그 금액은 총 50억 엔에 달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곤 전 회장은 기소 내용 이외에도 브라질과 레바논 등에서의 가정용 부동산 매입을 둘러싼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안전하게 일을 하고 사람들을 초대할 장소가 필요했다”며 “부동산 매입 절차는 담당 임원이 처리해 모두가 아는 사안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구속이 계속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나는 도피하지 않을 것이며 증거 인멸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구금된 지 70일이 넘었다.

신문은 혐의를 부인하면 기소 후 구금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일본에서 2017년 기소 후 판결에 이르기까지 보석 석방된 비율은 약 30%에 불과해 당분간 곤 전 회장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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