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코리아 노사갈등 고조..."한국 노동시장 경직성 대표사례"

입력 2019-01-31 19:00 수정 2019-02-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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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통의 프랑스 위스키 기업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노사가 최근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10년째 위스키 시장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 10여 년간 유지해온 높은 임금 구조와 사무직 노조의 구조적 비유연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세계경제포럼(WEF) 조사 결과 2017년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 종합순위는 전 세계 73위를 기록했다. 특히 ‘노사 협력’은 137개국 중 130위로 최하위권이다. 이는 세계경제포럼이 각 국가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114개 경제‧사회 지표 중 한국이 받은 가장 낮은 등수다. 노사 협력 분야에서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우루과이(131위), 아이티(133위), 크로아티아(135위), 남아공(137위) 등 7개국뿐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하위권(73위)으로 밀려난 노동시장 효율성을 다시 10년 전 수준(24위)으로 도약시켜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고 국내기업 해외 생산기지의 유턴 촉진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근로형태 다양화 등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정부의 소득주도 경제정책 기조,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첨예한 노사문제, 각종 규제 등은 기업하기 힘든 환경을 초래하고 있으며 주한 외국기업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노조는 즉각적인 반발에 나섰다. 노조는 “경영 환경이 어렵다고 하면서도 2015 회계연도부터 3년간 프랑스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이 458억 원이 넘는데, 이에 반해 국내 직원들의 고용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바 ‘먹튀’를 주장하고 있다.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은 직원들에게 “회사 생존 노력이 성공하지 못하면 그룹의 한국 시장 철수를 포함해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조기퇴직 프로그램(ERP)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류 업계에서는 위스키 시장 침체에도 불구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복리후생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페르노리카코리아의 1인당 평균 연봉은 약 1억1800만 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추가로 가족 의료비 혜택과 개인연금 지원, 주택 구입 대출 지원 및 휴가 수당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퇴직 위로금으로 500억 원을 마련하고, 법정 퇴직금을 포함해 최대 69개월 치 임금을 지급해 주기로 했다. 120여명의 직원에게 전달될 500억원을 정액으로 나눌 경우 1인당 평균 지급액은 4억 1000만원대에 달한다.

이번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사 갈등을 비롯한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외국기업들의 이탈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노사 갈등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해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떨어뜨려 기업 존폐 위기를 논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 대표적인 사례"라며 "낮은 노동시장 효율성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깎아내리는 만성적 요인으로 낙인찍히지 않도록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에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 개혁의 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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