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자산' 서울 분양마저 이상기류…1순위 미달 등장에 입주율도 하락

입력 2019-01-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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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분양만 6곳…“양극화로 청약 성적 갈릴 것”

서울 신규 분양 시장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과열이 식으면서 1순위 청약에 미달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31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다성건설이 이달 초 강동구 길동에 선보인 ‘길동DS이즈빌’ 50가구 공급 물량 중에 전용면적 21㎡(10가구)타입, 14㎡(10가구) 타입에서 1순위 미달이 나왔다. 청약은 2순위에서 마감됐다.

‘강남4구’ 중 한 곳인 강동구,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소형 물량이라면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이란 예상과는 전혀 반대되는 청약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림산업이 광진구에 공급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역시 1순위 미달이 나왔다. 전용면적 115㎡A·B·C·D타입 모두 청약 건수가 공급 건수를 밑돌았다. 총 공급물량 249가구 모집에 179명만 청약을 했다. 전용면적 115㎡A타입은 1순위 해당지역에서 미달됐다가 기타지역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해 서울의 분양 시장 열기는 뜨거웠다. 정부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집을 마련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출 등 금융 규제, 세금 부과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시장에 수요자들이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하는 입주율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4월 92%까지 치솟았던 서울의 입주율은 등락을 거듭하더니 작년 10월부터 하락세다. 작년 12월 서울의 입주율은 85.0%로 10월(89.5%) 이후 석 달째 하락했다. 경기권 입주율(12월 기준 84.0%)과 비슷해진 것이다.

서울 분양시장의 미달 현상은 정부 규제, 공급 물량, 연초라는 시기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연초는 비수기인 만큼 상대적으로 분양 물량이 적은 기간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물량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투유에 게재된 지난해 1~3월에 나온 서울 분양(민영주택 기준)을 보면 5개 사업에 그쳤다. 그것도 2월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올해 1월에는 벌써 6개 사업이 분양에 나섰다.

여기에 공급 물량이 늘어나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3106가구로 작년보다17.5% 가량 증가한 반면, 멸실 물량은 같은 기간 11.2% 줄어든 3만7675가구로 나타났다. 서울의 공급부족 인식이 완화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수요 억제책 등 시장의 분위기가 꺾이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같은 서울권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입지, 상품, 가격에 따라 분양 성적이 엇갈릴 수 있고, 몰리는 지역에 더 몰리는 현상은 올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가운데 올 초에 공급물량이 나오면서 추후에 나올 물량을 기다린다는 심리가 반영되는 등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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