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소비 살리자⑤] 의무휴업에 발목 잡힌 대형마트, 실험은 계속된다

입력 2019-01-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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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3사 매출 6년 연속 역성장에 이마트는 초저가ㆍ이색매장, 롯데마트는 옴니채널, 홈플러스 하이브리드 혁신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의무휴업 규제를 적용받아온 대형마트는 출점 절벽까지 겹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2인 가구, 맞벌이 가구 증가로 온라인 장보기는 대형마트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이른바 ‘빅3’는 신규 출점을 최소화하고 ‘체험형 매장’과 ‘최저가 상품’ 등 내실을 기하는 전략을 카드로 꺼내들며 위기 극복에 주력하고 있다.

◇의무 휴업 월 4회로 늘어나나…올해 신규 출점 사실상 ‘無’ =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2011년 2.9%를 마지막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2년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주원인이다. 이 법안의 골자는 대형마트 월 2회 휴업이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영업시간마저 단축됐다.

올해도 내수 소비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는 더욱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개정안에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월 2회에서 월 4회로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3사는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이 사실상 제로다. 지난해 이마트는 시지점과 부평점, 인천점 등 3곳을 폐점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동대전점과 동김해점·부천중동점의 문을 닫았다.

롯데마트가 올 초 2곳의 신규 매장을 열긴 했지만 이천점은 지난달 중순 상생협력에 대한 사업조정을 마치고 해를 넘겨 문을 연 점포다. 지난달 7일 오픈한 인천터미널점은 롯데백화점이 신세계와의 소송에서 이겨 이마트에서 간판을 바꿔 단 경우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마저도 아예 없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출점 규제가 강화되는 등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업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면서 “올해는 각 사의 효율화 작업이 우선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최저가 전쟁’ 재점화ㆍ일렉트로마트 등 이색 매장도 강화 = 이마트는 초저가 전략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일환으로 이마트는 매월 1·3주 차에 농·수·축산 식품 각 1개씩 3개 품목을 선정해 행사 기간 1주일 동안 약 40~50% 할인해 선보이는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은 일단 성공적이다. 행사를 시작한 지난달 3일부터 15일까지 이마트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6.5% 증가했다. 특히 990원에 선보인 활전복은 행사 기간 74톤이나 팔려 전복 품목에서 ‘최단 기간 최다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국민가격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신규 방문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3%나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 체감물가를 낮출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춘 행사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성장 동력으로는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쑈핑 등 이색 매장을 찜했다. 2015년 경기도 고양시에 처음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는 현재까지 3년 새 32개 점포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 5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의 성장률이 전망될 정도로 흥행이다. 특히 올해는 작년 6월 론칭한 만물상잡화점 삐에로쑈핑을 제2의 일렉트로마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 신촌 그랜드마트와 목동 행복한백화점 내에도 매장 오픈을 협의 중이다. 또 직영점으로 운영 중인 브랜드(PB) 전문 노브랜드를 가맹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승부수 ‘옴니 점포’ = 롯데마트는 스마트 점포로 변신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체험을 무기로 고객의 발길을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T) 기반의 ‘옴니채널’ 구축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2016년부터 진행해 온 옴니스토어 전략을 더욱 발전시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2월~올 1월 사이 새롭게 오픈한 3개 점포를 모두 4세대 미래형 종합 쇼핑공간인 ‘스마트스토어’로 꾸며 선보였다. QR코드로 결제에서 배송까지 끝낼 수 있고 △무인 추천 매대 △지능형 쇼케이스 △인공지능(AI) 청소 로봇 △무인 계산대 등으로 매장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스마트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며 ‘M쿠폰앱’을 스캔하면 해당 점포만의 행사상품 시크릿 쿠폰을 바로 받을 수 있다. 또 매장 곳곳에 최첨단 ‘3D 홀로그램’도 설치했다. 매장 내 모든 진열 상품은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가격표시기(Electronic Shelf Label)’를 사용해 매장 효율을 높였다.

◇홈플러스, 점포 리뉴얼 시동 =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를 하이브리드 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로의 교체를 추진한다. 스페셜 매장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로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형태다. 꼭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 가구는 물론 박스 단위의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도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대형마트 모델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매대 위쪽에는 낱개나 소량 묶음 상품을 아래쪽에는 대용량 상품과 단독 소싱 상품을 진열하는 식이다. 지난해 6월 대구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시흥점까지 총 16개 스페셜 점포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는 연내 최소 30곳, 최대 40곳까지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또 유럽 최대 유통연합인 ‘EMD’ 가입을 계기로 고품질 유럽 제품을 국내에 싸게 선보이는 한편 국내 협력사들과 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글로벌 소싱(해외에서 제품 구입) 규모를 1조 원대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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