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덕 본 LG·삼성·SK, 성장 가속 페달 밟는다

입력 2019-01-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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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車 전지 첫 흑자전환…삼성SDI, 전지부문 성장에 영업익 500% 증가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국내 배터리 3사가 성장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만년 신성장 사업에 머물며 적자를 이어오던 배터리 부문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배터리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28조183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와 원가 상승 등으로 기초소재 부문의 수익성 악화와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적자 전환 탓에 23% 급감한 2조2461억 원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전지 부문이 선전하며 수익성 추가 악화를 저지했다는 것이다. 전지 부문이 메탈 가격 약세, 원통형 호조 및 자동차 전지 흑자 전환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시현하며 기초소재와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하락분을 보완한 것이다.

전지 부문의 매출액은 6조5196억원, 영업이익은 2092억 원으로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4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이 2조 원을 넘겼다.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던 자동차 전지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BEP)를 넘겼다.

LG화학 COO 정호영 사장은 “전지부문에서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역시 전지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9조1583억 원, 영업이익 71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44.3%, 511.6% 증가한 수치다.

이번 호실적은 전지사업 부문의 선방에 기인한다. 전지 사업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616억 원(42.6%) 증가한 매출 1조8793억 원을 기록했다. 중대형전지는 전기차용 신규제품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 갔으며, 소형전지는 원형전지의 전동공구 시장 확대와 폴리머전지의 신규 스마트폰 진입으로 매출 성장을 지속했다.

배터리 사업 후발 주자이지만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의 속도를 올리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수주 증대에 따라 매출액이 급증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부는 작년 매출액이 3482억 원으로 전년 2025억 원 대비 139% 증가했다. 매출 확대는 지역 고객사에 대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늘어난 데 기인한다.

다만 수익성은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했다. 신규 수주에 따른 적극적인 투자 확대, 성장을 위한 대규모 인력 충원 등으로 영업손실이 317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854억 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배터리 3사는 올해 역시 전지 부문에 적극적인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올해 전지 부문 매출액 10조 원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각종 투자를 활발히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빈강 경제개발구에서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는 중국 남경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및 소형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1조2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SDI 올해 리튬이온전지 시장의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6000만 달러(약 677억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 지역인 미시간주 오번힐스의 배터리팩 기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는 도약의 토대를 만드는 해로 삼고 2020년부터 본격적인 이익 실현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생산 거점 확보 및 수주 증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유럽 헝가리, 중국, 미국 등 총 3곳의 글로벌 주요 시장에 생산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3개 공장의 완공 예정 시점은 2022년으로 총 생산규모는 약 24.8GWh에 달하며 추가 투자를 통해 55GWh의 생산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등 배터리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이익을 현실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성장 기대주로만 여겨졌던 배터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배터리 부문의 외형 확대 뿐만 아니라 수익성 역시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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