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숙의 참견] 기술사업화, 기술검증 사다리가 필요하다

입력 2019-02-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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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산센터 전문위원

2017년 기준 정부 연구개발(R&D)사업비는 19조3927억 원으로, 그중 기초연구에 5조4252억 원(40%, 기초연구비 비중 산정 매뉴얼)이 투입되었고, 나머지는 응용연구 37.7 %, 개발연구가 22.3% 차지하였다. 기초연구에 투자된 연구비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8년 6월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제4차 기초연구진흥종합계획(안)에서도 연구자의 창의·도전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비를 확대(2017년 1.26조 원→2022년 2.5조 원), 기초연구 성과로부터 후속연구 및 사업화를 연계하여 미래 사회에 대비한 씨앗을 발굴하고자 하는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기초연구의 진흥은 새로운 지식 창출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적인 연구의 시작점이다. 이러한 기초연구의 결과는 원천기술 확보와 기술사업화에 의하여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혁신의 원천이나, 기초연구 투자 확대와 함께 이를 실질적으로 국가 사회적 수요에 상응하고 국민경제 기여로 이어져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 성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활용·확산·사업화에 또 다른 지원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술사업화에는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공데이터 포털 자료 중 ‘2017년 공공연구기관 기술이전·사업화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총 266개 응답 기관의 2016년 기술이전율은 38.0%로 조사되었다. 그중 공공연구소가 60.3%, 대학이 25%로 2011년 39.6%와 16.4%에 비하여 지속적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전된 기술이 성공적으로 제품, 서비스 생산 및 공정 개선에 활용되어 수익(매출)을 얻고 있는 경우는 10.8%이며, 기업이 도입한 기술을 현재 활용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8.6%이다. 수입 창출을 사업화 성공의 기준으로 본다면 10건 중 1건 정도의 기술만이 기술사업화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기술사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수요 창출에 기반한 연구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 기술성, 사업성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고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사업화해야만 추진 주체인 기업이 원하는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국가 R&D의 실질적 사업화를 위해서는 기업에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 전 단계에서 사업화 기술에 대하여 파일럿 플랜트 등을 실제 제작하고 이의 성능시험 및 검증을 해 줄 수 있는 중간 사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원 조직이 필요하다. 기술 이전 연계 지원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확인해 보기에는 한계점이 있는, 제품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해 줄 수 있는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전국에는 지역산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다수의 지원센터들이 설립·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산업지원센터들의 역할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행정학 사전에는 정책이 ‘공공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에 의해 결정된 행동방침’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기술사업화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산업계, 정부, 과학계의 정책 전문인력들이 연계하여 체계적 기술사업화 정책을 수립하고 이 정책을 근간으로 사업화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 모든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재산이다. 투입된 리소스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인력 운용은 대단히 중요하며 외부의 전문인력, 해외우수포닥인력(박사후연구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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