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더는 감정 뒤에 숨지 않길

입력 2019-02-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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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버린 나에게/조지프 버고 지음/이영아 옮김/더퀘스트/1만6000원

격렬한 감정을 습관적으로 억압하거나 부정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무던하고 차분해 보일지 몰라도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조차 분노를 표현하지 않는다.

수치심을 나르시시즘으로 방어하는 사람은 모임에서 주인공이 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고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따분한 사람이 돼 있다.

불쾌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치하거나 투사하는 사람은 또 어떤가. 애꿎은 데에 화풀이하거나 상대의 사소한 결점을 더 크게 비난하는 식으로 자신을 방어한다.

안나 프로이트의 저서 '자아와 방어 기제'에는 초인종을 사납게 울리고는 하녀가 늦게 나왔다고 화내는 소년이 등장한다. 이 소년은 사려 깊지 못하게 종을 크게 울렸다고 지적받을까 봐 하녀를 먼저 비난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친구 관계에서 분노, 두려움, 증오, 질투, 초조함, 수치심 같은 강렬한 감정 앞에서 우리는 자신을 스스로 방어한다. 이 '심리적 방어기제'가 깊숙이 자리 잡으면 우리는 한두 가지 감정 외에도 모든 감정과 멀어져 버린다. 내 감정과 내 욕구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린다.

잘못을 지적받았을 때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 상대의 작은 결점을 찾아내서 더 크게 화낸 경험이 있는가.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가져보자. 자신의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그로써 피하려는 고통이 무엇인지 점검하면 비로소 자신에게 더 유익한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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