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롯데캐피탈 예비입찰… ‘1위 금융그룹’ 경쟁 전초전

입력 2019-02-07 05:00 수정 2019-02-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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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vs KB 대결로 압축 가능성...대주주 심사 필요 없어 경쟁 치열

2019년 금융권발 M&A(인수·합병) 대전이 시작됐다. 알짜회사로 평가받는 롯데 금융계열사 3곳(카드, 손해보험, 캐피탈)은 주요 금융지주사뿐만 아니라 한화와 대형 사모펀드가 가세해 금융업계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계열 인수합병을 공식 선언하고 증권사와 보험사 등 매물을 물색 중이다. 그런가 하면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매각을 선언하고 나서 금융업계를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롯데그룹이 매각을 선언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은 모두 각 분야에서 노른자위 회사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에 시장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감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총 15곳 안팎의 인수후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롯데카드 예비입찰자 가운데 한화와 하나금융지주가 눈에 띈다. 롯데카드는 약 10조 원(지난해 9월 기준) 규모의 카드 자산을 보유해 전업 7개 카드사 가운데 5위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계열사 연계도가 높고 회원 수 역시 770만 명 규모로 적잖은 만큼 고객 빅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이에 한화는 기존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에 카드사를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카드에 롯데카드를 더하면 카드 자산 규모 17조 원으로 업계 ‘빅3’에 진입할 수 있어 인수를 욕심낼 만하다.

더욱이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가 지난해 말 한화생명 미래혁신과 해외 총괄 부문을 맡은 이후 금융그룹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김 상무는 앞서 한화그룹 내 디지털 혁신실을 맡아와 일찍이 데이터 관련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김 상무는 해외사업 총괄도 맡고 있다. 이미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을 출범한 롯데카드를 품으면 한화금융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어 여러모로 한화로선 매력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이 밖에 롯데카드 예비입찰에는 대형 사모펀드인 MKB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은 롯데카드의 흥행에는 못 미쳤다. 앞서 자동차보험 면허를 보유하고 동시에 퇴직연금 2위 규모를 가진 롯데손해보험에 손해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은 금융지주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는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BNK금융지주도 발을 빼 흥행에 실패했다.

BNK금융 측은 인수 불참 이유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과 지역경제 불황 등을 들었다. 한화그룹 역시 롯데카드와 함께 동시 입찰이 예상됐지만, 자본확충과 기존 한화손해보험과의 통합 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기준 지급여력(RBC)비율 157%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평균(240%)보다 낮고,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편, 롯데캐피탈은 12일 예비입찰이 진행된다. 롯데캐피탈은 앞선 카드와 손해보험보다 금융지주사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캐피탈사는 카드와 보험과 달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 없다. 또 롯데캐피탈은 2017년 기준 당기순이익 1180억 원 규모이고, 소비자금융과 리스, 할부, 기업금융 등 포트폴리오 역시 다양해 장기 전망도 밝다.

이에 카드와 손해보험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참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신한과 KB 모두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금융그룹 1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예비입찰 이후 최종 낙찰까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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