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온코섹(OncoSec Medical Incorporated)은 최근 미국 머크와 공동연구 중인 흑색종 타깃 IL-12·키트루다 병용 2b상(KEYNOTE-695)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온코섹은 인터루킨계(IL-12)를 활용해 흑색종, 삼중음성유방암, 두경부암 등 난치성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인터루킨은 림프구에서 분비되는 대표적 사이토카인(면역물질)으로 면역(T, NK) 세포의 증식, 활성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신약개발 현장에서 임상이 활발하다. 온코섹은 플라스미드에 삽입한 IL-12를 전기천공방식으로 종양세포에 직접 전달하는 독특한 전략으로 인터루킨계가 가진 부작용과 약물전달 비효율 문제를 극복한다.
이번 임상은 흑색종 환자 중 키트루다, 옵디보 등 면역관문억제제(4회 이상) 및 화학항암제 등 1차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가 없었던 환자를 대상으로 설계됐다. 흑색종의 경우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비율이 60~80%에 달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코섹과 머크는 병용임상을 계획했다.
KETYNOTE-695 중간 결과 21명의 환자 중에서 5명의 종양 감소효과(ORR)가 관찰됐다. 사전에 정의한 기간,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을 말하는 ORR은 24%다. 환자 1명은 완치를 의미하는 완전관해, 4명은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부분반응을 보였다. 특히 2명은 육안으로 관찰되는 병변이 모두 사라져 인터루킨-12 치료를 중단했다. 특히 부작용은 경미한 수준(Grade 1, 2)이었다. 안전성은 국소지역에 IL-12를 투여해 전신 독성반응을 억제하는 온코섹 전략의 핵심이다.
이번 결과는 온코섹이 지난해 11월 미국 면역암학회(SITC)에서 공개한 초기 임상 결과(ORR 22%)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에는 9명 중 2명의 환자에서 종양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초기나 중간 결과 발표 모두 이번 임상 1차 유효성 평가 지수인(Primary endpoint) ORR 20%를 상회한다. 면역관문억제제 반응 환자를 30%로 가정하면 IL-12·키트루다 조합이 15% 이상(70x0.22~0.24)의 반응 환자군을 늘려주는 셈이다.
다만 이번 임상에 앞서 실시한 예비임상 결과(ORR 50%)와 같은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다만 면역항암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반응이 강화돼 약효가 증가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반응률 증가가 예상된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진행되는 이번 임상은 현재까지 전체 100명 중 33명이 등록했다. 온코섹 관계자는 "올해 환자 모집이 완료될 예정으로 이르면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 신청 및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코섹의 IL-12는 FDA의 신속심사대상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온코섹과 머크가 또다른 협력을 진행중인 삼중음성유방암 대상 KETYNOTE-890은 현재 25명의 환자 중 8명이 등록했다. 회사측은 올해 내 환자 등록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하반기 중간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온코섹은 이와 함께 진행성 자궁경부암을 타깃으로 IL-12·키트루다 병용연구(OMS-150)도 시작한다. 비영리단체인 'Gynecologic Oncology Group'과 공동으로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키트루다 단독요법 ORR 14%보다 유의하게 높은 반응률을 얻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