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수출의 관건은 가격 경쟁력…FTA 활용해 길 열어야”

입력 2019-02-11 18:15 수정 2019-02-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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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국내정책관

▲김형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국내정책관이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형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국내정책관이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연간 기준)를 돌파한 한국 수출이 최근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인 반도체 경기 하강과 국제유가 하락, 세계경제 둔화가 더 심화할 경우 수출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대책이 절실하다. 수출 다변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수출 증대 방안 등이 우선 꼽힌다.

김형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국내정책관은 우리나라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수출 위기 극복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부의 FTA 활용 촉진 업무를 총괄하는 김 정책관은 기자와 만나 “수출의 관건은 가격 경쟁력인데 FTA 활용 시 관세 혜택 등으로 우리 기업의 제품 수출 가격이 내려가 FTA 체결국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고, 이는 수출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 자국 기업들이 FTA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 기업들이 FTA를 적극 활용하기 전에 우리 기업들이 FTA를 선제적으로 활용해 일본 기업보다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칠레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터키, 페루, 호주, 인도,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과 FTA를 체결해 현재까지 15개(52개국)의 FTA가 발효됐다. 지난해 정식 타결된 한·중미 FTA도 조만간 발효된다.

현재 정부는 보다 광범위한 FTA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러시아, 영국, 멕시코 등과 양자 간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고, 다자간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FT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칠레, 멕시코 다음으로 세계적인 FTA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지만 상품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기업들의 FTA 활용률은 생각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제 기업들의 FTA 평균 활용률은 70% 정도이며 특히 중소기업의 FTA 활용률은 60%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FTA 활용이 저조한 것은 까다로운 원산지 증명 절차와 이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 때문이다.

김 정책관은 “FTA 체결국이라고 해서 반드시 관세상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기업들이 개별 FTA에서 합의한 원산지 규정에 맞는 서류를 구비해야만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이 복잡하고, 이에 따르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원산지 확인서 발급 받기를 꺼리는 것이 FTA 활용 저조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대기업, 중견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FTA 활용률이 낮은 것은 비용부담 영향이 크다”고 했다. 중소기업이 원산지 증명서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관세상의 혜택보다 월등하게 크지 않아 FTA 활용이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원산지 확인서 발급에 따른 사후검증 대비와 통관절차 및 인증 문제, FTA 활용 전문인력 부족도 중소기업의 FTA 활용 애로점으로 꼽힌다.

김 정책관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FTA 관세혜택 적용에 필요한 원산지 증명서 발급 등 FTA활용 지원을 위한 전담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담지원 체계는 FTA 종합지원센터와 지역 FTA 활용지원센터, 해외 FTA 활용지원센터로 나뉜다. FTA 종합지원센터는 FTA 활용지원을 총괄하는 민관합동 기관으로 한국무역협회에 설치됐다.

해당 센터는 원산지 규정 상담 및 현장 컨설팅, 애로 및 제도개선 사항 발굴, 사후검증 대응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FTA활용지원센터는 FTA 체결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의 FTA활용 애로 해소 지원 및 현지 바이어에 대한 FTA 인식 제고를 위해 6개국 13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설명회, 비관세 장벽 대응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FTA활용지원센터는 지역 중소기업의 FTA 활용 및 애로 해소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15개 시·도에 17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역 FTA활용지원센터는 중소기업의 원산지 확인서 발급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전에 원산지 관련 서류가 제대로 구비됐는지 등을 확인해 주는 ‘원산지 확인서 사전 심사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최대 애로점인 원산지 증명 관련 비용 부담 문제에 대해서는 FTA 전담지원기관에서 기업의 연매출에 따라 국비로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김 정책관은 강조했다.

김 정책관은 기업이 최적의 FTA 지원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FTA 지원사업 통합 공고도 소개했다.

올해로 4번째인 통합 공고는 FTA와 밀접한 산업부, 해수부, 농림부 등 7개 정부 부처와 코트라 등 13개 유관기관이 각각 지원하는 사업에 대해 종합적으로 공고하는 것으로 FTA 활용촉진 지원(11개), FTA 시장진출 지원(14개), 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8개), 한·중 FTA 특화 사업(6개) 등 4개 분야 39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올해 지원 사업 예산은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5124억 원이 편성됐다.

김 정책관은 “통합 공고 내용은 산업부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며 “주의할 점은 사업마다 지원 기관이 다르고 내용이 방대한 만큼 신청 및 지원 절차와 관련한 내용을 꼼꼼히 살펴 지원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정책관은 “매년 전담지원 기관을 통해 FTA를 활용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느는 추세로 이를 활용해 괄목한 수출 성과를 낸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면서 “내수에서 벗어나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 도약하기를 원하는 중소기업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국번 없이 1380(FTA 종합지원센터)을 눌러 상담을 받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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