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선호하는 주종이 다른 주종 대비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주류업계는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저도주나 소용량 제품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2017년 4416가구 가구원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음주율은 낮아진 반면 여성의 음주율은 매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음주율 상승으로 2017년 기준 월간 음주율은 62.1%로 상승했다. 월간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을 의미한다.
남성의 월간 음주율은 2005년 72.6%에서 2017년 74%로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여성은 같은 기간 37%에서 50.5%로 크게 올랐다. 또 남성의 경우 2010년 77.8%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매년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여성은 2012년 이후 5년간 매년 상승해 2017년 처음으로 50% 선을 넘어섰다.
실제로 aT가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류 소비 트렌드에서 25~44세 여성들은 혼술, 즐기는 술, 분위기 좋은 주점을 자신의 주류 음용 형태로 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여성의 주류 소비 증가로 주종별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aT조사 결과 지난해 가장 많이 소비한 주종은 맥주(40%), 소주(31.3)로 나타났지만 전년 대비 성장세는 전통주가 가장 높았다. 전통주는 지난해 19.2%의 점유율을 기록, 전년 대비 3%P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맥주가 0.2%P 줄어들고 소주가 0.3%P 늘어난 것에 비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전통주 음용 비중은 50대 남성과 더불어 4050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주류 소비 증가를 이끈 대표적인 주종 중 하나인 셈이다.
선호 주종에 대한 전체 조사 결과도 여성의 주류 소비 증가 영향이 반영됐다. 최선호 주종은 맥주(43%)가 꼽혔고 소주(25.4%), 전통주(16.7%)로 나타났다. 소주의 선호도는 2015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인 반면, 전통주는 지난해부터 선호도가 크게 반등했으며 맥주 선호도도 여전히 높다.
주류업계도 소비 주류로 떠오른 여성 소비자를 잡기 위해 소용량·저도수 제품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은 250㎖ 내외의 소용량 캔 맥주 제품을 내놨고 높은 도수 때문에 외면받아온 위스키 업계도 저도수 소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15년 저도주 시장에 진출하며 처음 출시한 ‘W 아이스’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자 기존 450㎖ 사이즈보다 작은 330㎖ 제품을 지난해 말 출시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여성의 사회활동 등으로 여성 음주 소비가 늘고 전반적인 주류 소비 트렌드도 소확행, 혼술, 홈술 등이 유행하면서 한 번에 부담 없는 양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용량, 저도수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다양한 RTD 제품은 물론 소용량 와인 등의 매출이 뚜렷한 증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