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뜻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비정상적인 반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보통 피부과에서는 피부에 이상한 무언가가 붉게 갑자기 올라오거나, 환자가 가렵다고 하면 거의 아토피라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토피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피부 질환도 많으므로, 이에 대해 감별과 뚜렷한 기준 없이 ‘아토피’라고 진단을 남발하는 것은 환자에게 괜한 공포심을 조장할 수 있다. 가려움과 홍반 구진 등으로 아토피와 혼동하기 쉬우며 임상에서 많이 접하는 대표적인 피부 질환으로는 ‘화폐상 습진’으로 일명 ‘동전모양 습진’이 있다.
화폐상 습진은 비교적 병변의 경계가 분명한 원형 또는 동전 모양의 ‘아급성 내지 만성’의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초기에는 홍반성 구진과 소수포로 나타난다. 이후 병변이 점점 커지고 융합되어 경계부가 중심부보다 확실한 동전 모양 형태를 나타내며 부종과 진물, 가피가 생긴 후 만성으로 진행될 시 태선화의 경향을 보이게 된다.
특히 급성기에는 심한 소양감을 동반하며 대부분 만성 경과를 취하여 재발과 악화가 거듭됨으로 인해 아토피와 착각하기 쉽지만 몇 가지 감별점이 있다. 첫째, 아토피는 호발 부위가 만 2세 이하에서는 얼굴, 몸통, 사지의 폄측에 다발하고, 만 2세 이상에서는 주로 신체의 접히는 부분인 다리오금, 목 안쪽, 주관절 안쪽 등에 나타나는 반면, 화폐상 습진은 신체의 바깥쪽 부분인 다리 정강이 바깥. 팔 외측 부위 등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양측 하지와 손의 배부가 가장 흔히 발병되는 부위다.
둘째, 아토피는 병변의 양상이 특별한 경계 없이 넓게 퍼져 있는 모양으로 나타나는 반면, 화폐상 습진은 명칭 그대로 경계가 명확한 동전 모양의 양상을 나타낸다. 셋째, 아토피는 알레르기 과민 반응의 피부염으로 알레르기 과거력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 가족력을 가지고 있거나 혈액검사상 총 면역 글로불린(Total IgE) 수치 등이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은 반면 화폐상 습진은 이와는 무관한 경우가 많다. 넷째, 2012년 연령별 아토피 유병률 자료에 따르면, 9세 이하 48%, 10대 19%로 아토피는 20대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나 화폐상 습진은 보통 20대 이후 청, 장년층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형 청연한방병원 피부비만센터 원장은 “아토피는 다양한 모양으로 세분화되어 나타난다”며 “다른 질환과의 감별점들을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하며, 원인에 따른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