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셧다운 막겠지만 국경장벽 포기 못해…국가비상사태 선포할 것

입력 2019-02-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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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합의안 서명하면서도 장벽 건설 예산 확대 나서…여야 대립 더욱 격심해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여야가 합의한 예산지출법안에 서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핵심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강행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통화를 한 후 이를 결정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지출법안에 서명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동시에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예산안 중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해 총 13억7500만 달러가 반영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한 57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예산안에 서명하기로 한 것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여야 대립으로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약 35일간 셧다운 사태가 일어났다. 이는 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이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대치로 인해 벌어진 사태였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말한 대로 국경에서 국가 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의 중단을 위해 국가비상사태 등 다른 행정적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멕시코 장벽을 건설해 국경을 지키고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비상사태는 미국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전쟁 등 비상 상황 하에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국방예산 전용과 병력 동원 등을 통해 장벽을 짓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의회 관계가 종착점에 이를 것”이라며 “현재 멕시코 국경에는 비상사태를 요구하는 어떠한 위기도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국가비상사태에 맞서 법적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단기예산안이 적용 중인 15일 자정 전까지 상·하원에서 통과된 새 예산안에 서명하면 미국 연방정부는 또 다른 셧다운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여야 대립은 더욱 격심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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