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7%대까지 떨어지면 1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단기물보단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강해 일드커브는 플래트닝됐다.
미국 소매판매가 부진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외국인이 장기물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선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1.2% 하락해 시장예상치(0.1% 상승)를 크게 밑돌았다. 올해 처음 실시된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호조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변동성이 죽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지션이 가볍다보니 외인 움직임에 연동되는 장이라고 전했다. 다음주 18일 1조8500억원 규모의 국고10년물 입찰을 주목해야겠지만 당분간은 박스권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1.75%)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2.9bp로 2016년 10월4일(2.6bp) 이후 2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3bp 줄어든 18.3bp를 보였다. 50-30년간 금리차는 0bp로 작년 12월19일(0bp) 이후 2개월만에 역전을 해소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3bp 떨어진 92.2bp를 기록했다.
AA- 등급과 BBB- 등급 회사채 3년물은 1.1bp씩 떨어진 2.231%와 8.310%를 기록했다. BBB- 등급 회사채 금리는 2017년 2월9일(8.310%) 이후 2년만에 최저치다.
미결제는 6176계약 증가한 35만1519계약을, 거래량은 3951계약 확대된 5만1162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15회에 머물렸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이 8269계약을 순매수하며 사흘만에 매수전환했다. 외국인도 97계약 순매수해 나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금융투자는 6506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20틱 상승한 127.38을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127.47, 저점은 127.32였다. 장중변동폭은 15틱에 그쳐 작년 11월22일(12틱)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1770계약 감소한 11만1938계약이었다. 반면 거래량은 957계약 확대된 5만6670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51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871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나흘만에 순매수이며 지난달 31일 5310계약 순매수 이후 보름여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은행은 4161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역시 전달 31일 4567계약 순매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매도한 것이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5틱을, 10선이 고평 7틱을 각각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올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국고채 50년물 입찰에서는 예정액 5500억원보다 많은 5930억원이 낙찰됐다. 응찰액은 8970억원으로 응찰률은 163.1%였다. 이는 지난해 6월 208.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낙찰금리는 1.970%로 전날 고시금리(2.014%)대비 4.4bp 낮았다. 응찰금리는 1.600%에서 2.110%였고, 부분낙찰률은 0%였다.
그는 이어 “금리는 여전히 좁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주가 연동 움직임도 점점 축소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수급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듯 싶지만 당분간 좁은 레인지를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고 예측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밤사이 미국채 금리가 많이 떨어지면서 이를 따라간 것도 없지 않았다. 사기도 팔기도 부담스런 상황에서 시장 포지션이 가벼우니 외국인 선물 움직임에 등락하는 것 같다”며 “외인이 2년 안쪽을 팔고 3년과 10년으로 넘어가는 움직임도 원화채를 떠받치는 요인이었다. 10년물 기준으로 넓게는 1.95%에서 2.05%, 좁게는 1.96%에서 2.02% 사이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참가자들도 지친 듯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FX(외환)도 그렇고 이자율도 그렇고 장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이자율옵션 볼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식시장을 빼고 변동성이 죽는 분위기”라며 “올 상반기까지는 캐리장인 듯 하다. 캐리를 찾을만한 곳이 크레딧물이다 보니 최근 크레딧물 인기가 그런 이유때문이지 싶다.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