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둔화로 아시아 주요 통화들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태국 통화인 바트화는 유일하게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바트는 2018년 한 차례 일본 엔화에 밀렸지만 달러 대비 4% 오르면서 아시아 통화 중 최고의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바트화의 거침없는 강세를 두고 태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에 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와 대만 달러가 경상수지 흑자로 혜택을 입고 있음에도 바트화는 탄탄한 태국 경제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발표되는 작년 4분기 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근까지 이어진 바트화 강세가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룸버그는 태국 경제가 작년 4분기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태국 경제성장률은 12개 분기 연속 3%이상 상승하는 것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 6일 “외부 수요가 둔화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즈호은행의 산나미 히로노리 신흥시장 외환 딜러는 “바트의 강세는 경상수지 흑자에 기인한 것”이라며 “태국은 미중 무역 전쟁에 덜 취약하다는 점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대만과 달리 기술 분야의 경기 침체에 덜 취약한 태국 경제의 특성이 바트화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랜시스 청 웨스트팩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태국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 수요 회복도 한 가지 원인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전망에 태국 중앙은행은 매파적인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최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물론 변수는 있다. 3월로 다가온 총선이 그 중 하나다. 이번 총선에서는 2014년 5월 쿠데타로 집권한 프라윳 찬오차 현 총리를 중심으로 한 군부 세력과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추종 세력이 경합 중이다. 투자자들은 정치 부문의 갈등 양상이 경제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