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어디로…주식·채권, 엇갈리는 신호에 투자자들 ‘당황’

입력 2019-02-18 10:57 수정 2019-02-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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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미·중 무역합의 낙관론에 고공행진…채권시장은 경기침체 불안 지배적

글로벌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정 반대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투자자들이 어디에 베팅해야 할지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증시는 미국과 중국이 결국 무역합의를 이뤄 경제와 기업 실적을 호전시킬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경기침체 불안이 지배적이라고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분석했다.

아트 호건 내셔널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증시와 채권시장 중 하나는 잘못될 것이나 현 시점에서 어느 시장이 그렇게 될지 알기가 어렵다”며 “채권시장은 글로벌 경제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미·중 무역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현재 증시와 채권시장 모두에 뛰어든 상태다.

현재 증시 랠리를 주도하는 것은 미·중 무역협의다. 양국은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회담에 이어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1일까지인 무역협상 마감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해 추가 관세 인상 등 무역 전쟁 격화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덜었다. 이에 지난주 뉴욕증시 S&P500지수가 2.5%, 다우지수가 3.0% 각각 상승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2월 24일 저점에서 약 18% 오른 상태이며 사상 최고치에 약 5% 근접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기조를 180도 전환한 것도 증시와 채권시장 동시 랠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며 ‘비둘기파’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주가를 끌어올리고 채권 수익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점은 두 시장이 일시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거래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느 한쪽은 하락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했다.

호건 투자전략가에 따르면 증시는 현재 미·중 무역 전쟁 종료, 연준의 경기부양 기조, 미국과 중국의 경제 안정이라는 세 가지 가정에 기반을 두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최근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서 나온 부정적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35일간의 미국 연방정부 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으로 많은 지표가 뒤늦게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 지표는 엇갈린 경제상황을 나타냈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호황이지만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2%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16%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실적이 나오는 4월 초 어닝시즌에 지금의 증시 랠리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리스 러프키 MUFG유니온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은 트럼프 정부와 중국의 무역 협상이 제 궤도에 올랐는지에 있다”며 “협상이 잘되지 않으면 증시와 소비자심리가 또 다른 침체로 고통 받을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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