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현지은행에 매각한다

입력 2019-02-19 17:46 수정 2019-02-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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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채권은행, 한진중공업 지분 20% 획득

(사진제공=한진중공업)
(사진제공=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채권단이 수빅조선소를 필리핀 현지 채권은행들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남은 연대보증채무에 대해서는 한진중공업의 지분 20% 규모로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전날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협상안을 논의했다. 협상안에 따르면 랜드뱅크 국책은행, 리잘상업은행, 메트로폴리탄은행, 필리핀아일랜드은행, BDO유니은행 등 필리핀 현지채권은행들은 수빅조선소에 대한 제작금융 채권 4억1200만 달러(약 4648억 원) 중 일부를 한진중공업 지분 약 20%로 출자전환한다.

나머지 잔액은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를 현지 채권은행에게 매각하는 대금의 일환으로 삼기로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의 지분 99.99%를 보유했다. 장부가격은 6316억 원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두고 '일타이피'의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한진중공업과 수빅조선소를 완전히 떼어놓는 것과 동시에 출자전환에 따른 현지기업의 한진중공업 지분획득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한진중공업은 상장폐기 위기에서도 한시름 놓게 됐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부실화에 따른 피해 반영으로 지난해 연결제무재표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직후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4월 1일까지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면 상폐에 들어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채권단이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 계획안을 필리핀 현지법원에 제출해, 승인을 받으면 상폐를 모면할 수 있게 된다.

수빅조선소는 앞으로 현지은행들의 관리절차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중 하나인 필리핀토지은행은 필리핀 정부 소유 은행이기도 하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민간에게 수빅조선소가 인수되더라도 필리핀토지은행을 통해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채권은행이 조선소 지분을 갖고 경영관리를 해나가는 것과 비슷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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