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영토 확장] 대출 규제·국내 경기 침체...해외로 눈 돌린 금융권

입력 2019-0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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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장들, 홍콩·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신남방’ 공략 가속

금융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이자 수익 감소와 미중 무역분쟁, 국내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도 올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을 지난해보다 2조 원가량 줄어든 9조8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이런 와중에 은행들은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 순이익은 5272억 원이었다. 1년 새 5% 늘어난 수준이다. 더구나 정부도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라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 해외직접투자 1년 새 14%↑… 은행 해외 점포 1000곳 육박 =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보험업의 누적 해외직접투자액은 109억6300만 달러(약 12조3630억 원)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4% 증가한 수준이다. 2015년 70억6200만 달러였던 금융·보험업 해외직접투자액은 2016년 93억7200만 달러, 2017년 136억3500만 달러로 매년 증가했다.

국가별 투자액은 미국이 가장 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금융·보험업의 미국 직접투자액은 34억6800만 달러다. 특히 케이만군도, 홍콩, 룩셈부르크 등 제3국 투자를 위한 역외금융센터가 있는 국가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케이만군도 해외직접투자액은 20억1700만 달러, 룩셈부르크에도 4억3700만 달러가 직접 투자됐는데 이는 전년보다 866.4%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맞물려 국내 은행들의 해외 점포 수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42개국, 953개이다. 지역별로는 ‘신남방’ 지역 9개국에 674곳이 몰려 있다. 전체 해외 점포의 69.1%에 달하는 비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인도네시아가 281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캄보디아 187곳, 미얀마 102곳, 베트남 53곳, 필리핀 30곳 등이다.

국내 시장 포화상태에 시달리고 있는 보험사들도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는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해외에 진출한 보험사는 생명보험사 5곳, 손해보험사 7곳 등 총 12개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보험사 해외 점포 순이익은 3850만 달러로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사업비중에서는 1%도 채 못 되는 수준이다. 현지 진입장벽과 낮은 경쟁력 등으로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신남방 정책’ 맞춰 현지 찾는 CEO들 = 은행권 수장들은 연초부터 속속들이 몸소 해외를 찾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19일 인도 그루그람 지점과 20일 베트남 하노이 지점 개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동남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도 그루그람 지점은 국민은행의 첫 인도 지점이기도 하다.

이대훈 농협은행장도 지난달 말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출장길에 나선 바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정부의 신남방 정책 거점국인 것과 동시에 농협의 글로벌 전략 핵심 거점국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MFI 법인 인수, 호찌민 사무소 개소 등 신남방 지역에 글로벌 역량을 집중해왔다. 올 1분기 중에는 홍콩 당국에 인가신청서 제출을 통해 2020년 하반기에는 홍콩지점 개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다음 달 중에 주요 금융협회장을 비롯해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등 금융지주 회장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도 말레이시아·브루나이·캄보디아 등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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