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간 소득격차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벌어졌다. 소득 최상위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이 10.4% 늘 동안, 1분위에선 17.7% 급감했다. 저소득층의 주된 취업처인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종사상 지위별로 임시·일용직에서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무직 가구가 늘어난 탓이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소득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의 소득은 460만6100원으로 3.6%, 경상소득은 456만8400원으로 4.8%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경상소득에선 사업소득이 91만1300원으로 3.4% 감소했지만, 근로소득은 311만4700원으로 6.2% 증가했다.
소득 증가는 고소득 가구에 집중됐다. 소득 최상위인 5분위의 소득은 932만3200원으로 10.4% 늘었다. 경상소득 중 근로소득이 큰 폭의 증가(14.2%)를 보였다. 3~5분위에서 전반적으로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소득이 늘었다.
반면 1~2분위는 소득이 각각 17.7%, 4.8% 감소했다. 소득 구성별로 1분위는 근로소득이 36.6%, 2분위는 사업소득이 18.7% 각각 줄었다.
1분위 소득 감소는 취업가구원 수 감소, 2분위 소득 감소는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크다.
1분위의 경우 평균 가구원 수는 전년 동기 2.48명에서 2.38명으로 0.10명(4.0%) 줄었지만, 평균 취업가구원 수는 0.81명에서 0.64명으로 0.17명(21.0%) 급감했다. 이에 따라 무직 가구 비중도 43.6%에서 55.7%로 늘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지난해 4분기 상용직은 34만2000명 늘었지만, 임시직은 17만 명 줄었다”며 “취약한 일자리, 한계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고용시장 악화가 (1분위 근로소득 감소의) 큰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위에서도 무직 가구 비중이 전년 동기 17.3%에서 19.2%로 확대됐다. 내수 위축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폐업 자영업자가 늘어난 탓이다. 박 과장은 “2017년 4분기 2분위 중 자영업자 비중이 24.4%였는데, 지난해 4분기에는 19.3%로 하락했다”며 “내수 부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자영업자에서 탈락한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도 5분위에선 9.1% 늘었지만, 1분위에선 19.2% 줄었다. 1분위에선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28.5% 늘어난 22만900원으로 전 소득분위 중 가장 많았지만, 줄어든 근로·사업소득을 보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공적이전소득 중 아동수당, 실업급여 등 사회수혜금은 고령 가구 비율이 높은 1분위에는 거의 도움이 못 됐다.
고소득 가구의 소득이 늘고 저소득 가구의 소득은 줄면서 1·5분위 간 소득 격차(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는 5.47배로 치솟았다.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