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간 소득 격차 정도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치로 확대됐다. 소득주도 성장으로 대표되는 확장적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감소와 경기 불황으로 저소득층의 근로·사업소득이 급감한 탓이다. 최저생계비를 보장하고자 추진된 최저임금 인상도 결과적으론 취약계측의 소득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균등화 가처분소득 5분위 배율은 5.47배로 전년 동기(4.61배) 대비 0.86배 확대됐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가구(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 가구(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분위별 가구·소득 구성이 달라 총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균등화 가처분소득이 기준으로 활용된다.
월평균 총소득은 5분위 가구에서 932만43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반면, 1분위 가구에선 123만8200원으로 17.7% 급감했다. 특히 1분위에선 근로소득이 36.8% 급감했다. 취업가구원수가 0.6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17명 감소한 게 주요 원인이 됐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도 5분위에선 9.1% 늘었지만, 1분위에선 19.2% 줄었다.
1분위 가구에서 취업자 수가 급감한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과 노인 1인 가구 증가, 최저임금 인상 등이 꼽힌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느 하나로 원인을 특정할 순 없지만 경기적 요인과 인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도 영세·중소기업에 비용 충격을 줘 일자리를 줄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