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넥타이 풀었다…자율복 히스토리 보니

입력 2019-02-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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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본부에서 첫 시작…정의선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 추진할 것"

▲캐주얼 데이(금요일) 시행 이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옥에 자울복 차림의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캐주얼 데이(금요일) 시행 이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옥에 자울복 차림의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이투데이DB)

현대자동차가 자율복 근무제를 전면 도입한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3월부터 자율복 근무제를 도입한다.

현재는 각 본부에 따라 자율근무복 시행 여부와 특정 요일을 지정한 '캐주얼 데이' 도입 등 차이가 있다. 전면 실시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3월부터 자율복장 시행을 검토중이다. 현재도 일부 조직에서 제한적으로 자율복으로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재계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근무 형태를 지녔다. 근무복도 마찬가지인데,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와 SK 등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허용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남자 직원들의 경우 날씨가 더워도 넥타이를 함부로 풀 수 없다. 폭염이 일찌감치 닥친 지난해 여름에도 정해진 시기까지 기다렸다가 '하계 근무복 착용' 지시가 내려오면 일률적으로 반팔 와이셔츠를 착복했다.

그나마 요즘은 줄무늬와 격자무늬 와이셔츠가 보편화됐지만 2010년대 초까지도 색깔이 독특한 와이셔츠는 허용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자율복 근무가 시작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연구개발본부가 부서별로 일찌감치 자율복 근무를 시작했다. 일반 사무직은 2017년 국내영업본부가 매주 금요일을 '캐주얼 데이'로 지정하면서 시작했다.

지난해 서울 양재동 본사 일부 조직에서도 금요일을 '캐주얼 데이'로 정하면서 전면적인 자율복 도입을 예고 했다. 향후 기아차와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로 이런 제도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보수적 색체가 강했던 현대차가 자율복 근무에 나선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 그룹 수석부회장에 오른 정의선 부회장이 있다. 본격적으로 그룹 전반적인 경영을 주도한 그가 '혁신'을 강조하면서 부터다.

정 부회장은 2017년 6월 코나 출시 행사에서 청바지와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넥쏘의 자율주행 기능을 직접 시연하는 '셀프 카메라' 형식의 영상에 출연해 임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변화를 강조하며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본격적인 자율복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임원을 비롯한 일부 간부급 사원까지 자율복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직된 조직 분위기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데다, 시시 때때로 이어지는 간부급 회의 탓에 여전히 정장을 고수할 임직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복이라는 이름 그대로 근무복장을 직원의 자율에 맡긴다는 의미로 봐달라. 정장도 해당 직원의 자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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