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베트남펀드에 돈 몰리는 이유는?

입력 2019-02-2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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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베트남펀드에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익률은 부진했지만 높은 경제성장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지 베트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베트남펀드에는 307억 원(22일 기준)이 순유입됐다. 해외지역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입이다. 같은 기간 중국펀드에는 5억 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고 미국펀드에서는 183억 원이 순유출됐다. 베트남펀드는 최근 1년간 4558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꾸준히 돈이 몰리면서 국내 16개의 베트남펀드의 설정액 규모는 1조5256억 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펀드(166개)의 전체 설정액(7조3439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베트남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2.79%로 부진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베트남 증시 대표지수인 호찌민(VN) 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지난해 호찌민 지수의 연간 성과는 -9.3%다. 하지만 최근 반등에 성공하면서 베트남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8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국(12.44%)과 러시아(11.55%) 등 다른 신흥국 펀드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 베트남 펀드의 인기는 여전하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8.46%),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7.66%)과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7.30%) 등이 성과가 좋았다. 베트남 펀드의 자금 유입은 저가 매수 수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1%로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6.7%)를 웃도는 수치다.

27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수혜 기대감도 크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소개하는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할 정도로 이번 회담의 주최국으로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과거 베트남은 미국과 적대국이었지만, 현재 국민 다수가 미국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베트남 GDP 성장률은 6.6~6.8%로 지난해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성이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베트남은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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