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약 1만 8,000명이던 국내 크론병 진료 인원이 2017년 약 2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론병은 소장과 대장을 포함해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염증과 궤양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크론병뿐 아니라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자가면역질환 중 류마티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복통과 설사, 혈변, 점액변, 체중 감소 등이 있다.
물론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인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 진단을 해야 하며, 특히 침습적인 검사법인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내시경은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자주 시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혈액 검사 상의 염증 지표인 CRP나 ESR등으로 염증의 정도를 판단하기도 하지만, 내시경적인 소견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대변 칼프로텍틴이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검사와 치료, 관리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칼프로텍틴(Calprotectin)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 등에 존재하는 물질로, 여러 과학자가 바이오마커들을 연구한 결과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환자의 장 염증에 관여하는 면역세포가 죽으면 대변 내 칼프로텍틴의 양이 증가하므로, 검사 결과를 통해 염증의 정도와 약물 반응 효과,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의 재발 우려를 예측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진료에 칼프로텍틴 검사를 도입한 이병희 한걸음한의원 박사는 “대변 칼프로텍틴이 내시경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기적인 검사로 내시경과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실제로 칼프로텍틴 검사법을 도입하여 한약 치료 후 증상의 호전 정도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를 마친 관해기 환자라도 3~6개월에 한 번 정도 대변 칼프로텍틴 검사를 하면 염증의 재발에 미리 대처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